[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일 대전에서 전국 영업사원을 한데 불러 모아 당시 출시를 하루 앞 둔 신형 SM7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체 영업직원의 절반이 넘는 800명이 한 데 모인 이 자리에서 박 부사장은 신차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변했고 새로 추가됐는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가"에 대해 역설했다고 한다.
최근 신차 시승행사에서 만난 그는 "경쟁업체나 주위에서 하는 마타도어(특정한 의도를 위해 거짓정보로 흘리는 흑색선전을 일컫는 표현)를 우리 직원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으며 그러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당시 상품설명회는) 정신개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SM7은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플래그십(기함)으로 꼽히지만 2011년 2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성적은 신통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경쟁모델로 꼽히는 현대기아차의 그랜저ㆍK7은 물론 한국GM의 알페온에게도 판매량이 뒤처졌다.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판매량은 2330대로 월 평균 300대 안팎에 머물렀다.
이번에 3년 만에 새로 내놓은 부분변경 모델에 고객은 물론 회사 내부적으로도 기대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작의 부진을 만회하는 동시에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야할 임무를 맡은 만큼, 박 본부장도 일선 현장의 영업직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그는 "(2세대 SM7) 출시 당시 회사 안팎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 새 모델을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알릴 기회를 놓쳤다"며 "흔히 지적하는 디자인이나 차량성능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건 판매가 안 되니까 나중에 가져다 붙인 이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공식 출시한 뉴 SM7 노바는 회사의 이러한 고민이 고스란히 반영된 신차다. 첫인상으로 꼽히는 차량 전면부를 뜯어고쳤지만 달리는 성능과 직결된 파워트레인에는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기본기는 자신 있다는 얘기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그룹이 가진 다양한 엔진ㆍ변속기 중에서도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조합을 맞춰 차량을 개발한다"며 "이번 신차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준대형차급 볼륨이 적지 않은 데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까지 가세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지간한 성능이나 상품성으로는 시장에서 인정받기 쉽지 않다. 르노삼성의 경우 최근 3, 4년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본사와 공장을 둔 연고지 부산에서조차 현대기아차에 밀렸던 만큼 이번 신차출시를 계기로 부산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점도 적극 내세웠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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