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스피가 수출 대형주들의 부진 속에 지난달 28일 전고점 돌파에 실패한 이후 또다시 2050~2070선 사이 좁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뒤로 꽉 막힌 장세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발표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미국의 고용지표 등을 확인하려는 투자주체들의 관망세까지 겹치며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들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시총규모면에서 압도적으로 큰 수출대형주들의 실적부진이 지속되면서 대외이벤트가 마무리되는 추석연휴 이후에도 코스피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짚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향성없는 시장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ECB통화정책회의,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등 주요 정책회의와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단기적 이유지만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업종대표 수출 대형주들의 약세가 주요 요인이다.
정책기대감에 서머랠리가 시작될 당시에 그 중심에 설 것이라 예상됐던 대형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서 8월 이후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 시도가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엔 주요 대형주들이 전저점을 하회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그동안 지지되던 박스권 하단도 낮아질 위험성이 높아졌다. 대형주들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코스피의 추가적인 조정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심리적 지지선인 120만원을 하락해 2012년 8월 전저점에 거의 근접했으며 현대차와 SK하이닉스 등 기타 대형주들도 조정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인해 단기적으로 코스피는 2025~2100선 내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되며 한동안 추가 조정이 예상되는 대형주보다는 중형주와 내수주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동양증권 연구원= 대형주들의 어닝쇼크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의 박스권 내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한국증시는 어닝쇼크의 강도가 다른 시장에 비해 높은 편으로 이는 이익전망치 하향조정폭이 다른 시장보다 크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한국의 경우 19.3% 하향조정됐는데 이는 선진국 평균 3.4%, 신흥국 평균 6% 하향조정보다도 훨씬 조정강도가 높은 수치다.
특히나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대형주들의 어닝쇼크 강도가 생각보다 컸기 때문에 거듭된 어닝쇼크와 이익전망치 하향조정 지속은 한국증시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도 작용하고 있다.
다만 기대치가 워낙 낮아진만큼 긍정적인 신호들도 발견된다. 3분기 기업들의 이익증감률도 마이너스권에 머물겠지만 적어도 2분기 증감률(-13.3%)를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어닝쇼크 강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두 종목을 제외한 다른 기업 및 업종들의 어닝쇼크 강도는 완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할 때 연간 이익증감률은 19.9%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대형주들을 비롯한 기타 종목들의 어닝쇼크 강도가 완화되는 것만으로도 일정부분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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