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올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46일간의 단식 농성을 중단하고 회복 중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욕설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김씨는 2일 오전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우선 "단식을 중단하고 수액을 맞으며 회복식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단식 기간이 오래돼 아직까지 미음을 먹고 회복 중"이라며 "미음을 먹기 시작하면서 물을 거의 안 마셨더니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서인지 몸무게가 46kg까지 빠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최근 일베·어버이연합 등 극우 보수 성향의 시민들이 박 대통령에 대해 욕설을 했다며 자신을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첫 욕설 논란이 일고 있는 지난 4월17일 진도 팽목항에서 벌어진 상황과 관련해 "유민이가 구조돼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팽목항에 아침 일찍 나갔다. 구급차가 와서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도로에는 기자 차량 및 정부 기관에 관계된 차량들로 만차가 돼 구급차가 항구까지 들어오는 데 한 시간이나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들은 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아예 없고 국가의 무능력한 구조 대응에 대한 방송은 일절 내보내지 않고 유가족이 쓰러져 실신하면 그 장면만 찍어서 방송에 내보내기 바빴다"며 "그래서 체육관에 와서 주차문제 및 그렇게 많은 기자가 와서 취재하고 있는데 방송에 안 나가고 있어서 한마디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을 향해 욕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경호원에게 한 욕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4월16일 부터 단상에 올라가서 마이크 몇 번 잡았더니 정보과 형사들이 항상 감시하고 심지어는 자원 봉사자로 위장해 식사하는 데까지 저를 미행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과 대화 중 경호원 4명이서 저를 애워싸고 손을 들고 발언을 할려고 하면 경호원들이 나의 옷자락을 잡고 계속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경호원과 실랑이 끝에 겨우 일어나서 사고 지휘를 하고 있던 해경청장을 바꿔달라고 발언을 하자 경호원이 뒤에서 제지를 했다. 그래서 뒤돌아서면서 경호원한테 한마디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단식 37일째를 맞아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촉구하던 자리에서 욕을 내뱉은 것에 대해선 "단식37일째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한테 면회 신청서 작성하러 간다고 하던 날 청와대로 간다고 하자 청와대 경호원 소속 경찰들이 횡단보도 앞을 가로막았다"며 "유가족이 대통령을 만나서 자식이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소연하러 간다는데 한 시간을 몸싸움까지 해도 길을 터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을 터주지 않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뒤에 서서 지휘하던 경찰이 우리를 보고 비웃더라"며 "경호원이란 놈들이 이모양이니 청와대 안에 있는 대통령이 저모양으로 정치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무능한 정부로 인해 자식이 내 눈앞에서 억울하게 학살당하고 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야만 했던 힘 없는 애비의 입장은 이들에게는 사치인가 보다"라며 글을 맺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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