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전체회의 표결 강행 vs KBS 새노조 반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KBS 신임 이사에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추천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고삼석, 김재홍 야권 추천 상임위원이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한 가운데 여권 추천 인사 3명이 표결 강행해 처리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KBS 본부)는 성명서는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KBS는 새 이사장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이날 이인호 이사 추천 안건을 상정한 뒤 최 위원장이 회의 시간을 10시까지만 하겠다고 사전 포석까지 깔았다. 추천으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전체회의는 모양새만 갖췄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자리에서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KBS 이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토론하고 논의하는 자리도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시간까지 정해놓고 처리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한 뒤 "합의제이면서 독립적인 방통위의 권위를 스스로 갉아먹는 태도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길영 전 KBS 이사장이 8월25일 전격 사퇴서를 방통위에 제출하면서 이미 차기 이사장이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듯 곧바로 이인호 교수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왔고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추천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인호 이사는 방통위의 추천을 끝내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이사장은 호선되는 만큼 이 이사가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정을 볼 때 '낙하산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이 이사가 그의 강연을 두고 '감명 받았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등 역사관을 두고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KBS본부는 "이인호 씨를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 이사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는 이사 선임절차 뒤에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의 역사관도 문제 삼았다. KBS본부는 "(문창극 후보자를 적극 편들었던 이 이사에 대해)편향된 역사관을 소유한 인물"이라며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 이사로는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 이사는 TV조선에 지난 6월19일 출연해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전체 강연을 두고 '감동적'이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방통위가 이번 사안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을 두고 KBS 본부는 "방통위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 이사는 여성 최초로 주 핀란드, 러시아 대사를 역임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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