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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들어올린 '드라기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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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서도 옐런보다 주목받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금융시장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말에 울기도 웃기도 한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이 향후 경기부양책으로 유럽은 물론 세계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미국 와이오밍주의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다소 매파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드라기 총재는 "실업률을 줄이려면 각국 정부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의 추가 부양책 발언으로 25일 주요국 증시들이 급등했다. 영국 증시가 여름 공휴일(Summer Bank Holiday)로 휴장한 가운데 범유럽 Stoxx 600 지수는 2.16% 뛴 3165.47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와 독일 증시도 각각 2.10%, 1.83% 상승했다.


'드라기의 입'은 미국과 신흥국 증시도 끌어올렸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했다. 지난주 지지부진했던 FTSE 세계 지수와 FTSE 아시아·태평양 지수 역시 이날 각각 0.6%, 0.2%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 대해 "잭슨홀 미팅에서 옐런 의장이 받았어야 스포트라이트를 드라기 총재가 훔쳐 갔다"고 표현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 주춤했던 세계 증시가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시장에서는 FRB와 ECB의 향후 통화정책 차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는 미국의 경우 금리인상,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독일 등 주요국들의 경기후퇴가 문제인 유럽에서는 추가 완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유럽에서 나오는 저금리 자금이 미국이 죄고 있는 돈줄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 통화정책회의 때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던 드라기 총재의 최근 어법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드라기 총재는 잭슨홀 회의에서 낮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의 마르코 발리 유로존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처음으로 장·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한 것은 눈여겨볼만하다"면서 "ECB가 사실상 대규모 돈 풀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로벌 외환중개 업체 아이언FX의 마셜 지틀러 전략가는 "FRB와 ECB의 정책 격차가 달러와 유로의 운명도 가를 것"이라면서 "강세 기조가 꺾인 유로는 추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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