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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위기 불 끈 '소방수'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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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


풍력 발전 총대 메고 '전력' 투구한 사나이

작년 최악 전력난 속 최대 발전량 기록
전기는 고급 에너지란 인식 확산 필요


中企 운영은 애국…일정 수익 보장해야
남북통일 후엔 에너지도 대박

전력 위기 불 끈 '소방수'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 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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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조영주 정치경제부장, 정리=김혜원 기자] "중소기업 (운영)하는 사람이 정말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려운 여건 속에 꾸려가면서 매월 25일만 되면 잠도 못 자고 직원 월급 맞춰주려고 애쓰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봤어요. 제가 늘 우리 직원에게 중소기업에 적정한 수익을 보장해주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61·사진)은 사회적 화두인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대해 이 같은 경영 철학을 내비쳤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남부발전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 사장은 "우리 직원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제품 가격을 깎으려고만 하는데, 일정한 수익은 꼭 보장해줘야 한다는 게 저의 기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에 출입하는 중소기업만 700여곳"이라며 "그 분들이 돈을 벌어야 공장을 확장하고 고용도 늘리고 기계도 사고 연구·개발(R&D)도 활발히 해 경제가 선순환 할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부터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중소기업 현장을 찾았다. 발로 뛴 기업 현장만 100여곳. 거리로 환산하면 1만km 대장정이었다. 이 결과 남부발전은 지난해 604개 중소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도왔고 여성ㆍ사회적ㆍ장애인 기업의 제품 369억여원을 포함해 2000억원이 넘는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했다. 또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70개사에 기술을 전수했다. 1000여명의 중소기업 직원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이 사장이 남부발전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돼 회사를 경영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10월 말부터다. 남부발전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사장이 됐기에 기대와 우려가 함께 있었다. 그러나 내외부 사정에 밝은 그는 CEO로서의 자신감을 실적 등 수치로 입증했다.


지난해 최악의 전력난을 겪을 당시 남부발전의 발전량은 6만8099GWh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 해 매출은 7조원을 넘어섰다. 이 사장은 "발전사에서 매출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 수급에 기여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와 같다"며 "발전량과 매출을 보면 남부발전이 지난해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기를 석 달도 채 남겨두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에게 시련의 시기는 사장 취임 첫 해 발생한 '9·15 대정전' 사태 때였다. 이 사장은 "30년 이상 전력인으로 살면서 쌓은 자부심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전력 위기 불 끈 '소방수'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 사진=최우창 기자 smicer@


그는 우리 국민의 전기 사용 행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단지 '싸다'는 이유로 '펑펑' 쓰는 전기는 알고 보면 최고급 에너지라는 것이다. 이 사장은 "100의 에너지를 넣어 전기로 뽑아낼 수 있는 건 40에 불과하다"면서 "고급 에너지인 전기를 많이 쓸수록 전기요금을 더 많이 낸다는 그런 인식이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3번째 국가"라며 "수입해서 만들어내는 전기를 아끼고 잘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책적으로 시기를 놓쳤지만 한 때 시행하려고 했던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요금을 현실화 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전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스마트그리드와 분산 전원 시스템의 보급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꿈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람(風)의 자원화'다. 그는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속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에너지 업계의 화두"라면서 "이를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정책적 지원이 필수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은 미래를 여는 가치투자"라고 진단했다.


이 사장이 신재생에너지 산업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여기고 선제적 투자를 한 분야는 '풍력'이다. 그는 "풍력발전이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남부발전이 총대를 메겠다고 해 5년 전 몇몇 대기업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해상을 포함해 우리나라 풍력발전 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부발전은 2012년 삼성중공업과 특수목적법인(SPC) '대정해상풍력발전'을 설립하고 제주도에 대형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통(通)'인 그의 미래 구상은 남북통일 이후로도 이어졌다. 이 사장은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한반도 에너지 지형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가스를 직접 공급받게 되면 효율·비용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남부발전은 오는 10월 중순이면 서울에 있는 본사를 부산광역시로 옮긴다.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과 부산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3개 공공기관장이 함께 만난 자리에서 이 사장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R&D 투자를 많이 해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전기관 중 발전소와 같은 산업체를 보유한 곳은 남부발전 뿐이라서 부산지역의 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그는 "공기업이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지면 이전한 곳에 어떻게 녹아들어갈 것인지 전략을 세워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홍보 전략도 세우고 있고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CEO가 오면 바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겠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은 누구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61)이 '전력'과 인연을 맺은 건 올해로 35년째다. 그는 197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이래 한 우물만 판 '전력통(通)'이다. 2001년 한전의 발전 부문을 6개 자회사로 분할했을 때부터 남부발전에서 일했다. 핵심 발전소인 하동화력은 그가 열정을 바친 곳이다.


하동화력본부장과 기술본부장을 거쳐 남부발전 사장에 오른 그는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6월 남부발전이 국내 전력사 중 한전에 이어 두 번째로 '에디슨 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도 이 사장의 숨은 공로가 컸다. 이 상은 전력 업계 '노벨상'으로 통한다.


이 사장은 전형적인 '외강내유(外剛內柔)'형 CEO다. 겉만 봐서는 큰 키와 우람한 덩치로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를 풍기지만, 좀 더 알고 보면 꼼꼼하고 남을 배려하는 인간미가 물씬 풍긴다. 이공계 출신인 그는 "활기찬 도시는 양복보다는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고 늘 얘기한다. 겉모습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약력>
▲1953년 울산 출생 ▲울산 학성고, 울산대 금속재료학과 ▲1979년 한국전력 입사 ▲2004년 남부발전 하동화력본부 제1발전소장 ▲2007년 남부발전 하동화력본부장 ▲2009년 남부발전 기술본부장 ▲2011년 남부발전 사장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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