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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없는 선풍기도 軍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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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없는 선풍기도 軍출신이다 군에서 출발한 생활필수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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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5월22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았다. 1976년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ADD를 방문한 지 37년 만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주국방과 경제발전의 산실'이란 휘호를 남겼다. 자주국방을 위한 연구가 곧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란 뜻이다. 군사기술은 민간분야에 활용되면서 인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3분 만에 즉석으로 데워먹는 인스턴트 식품, 끓은 물에 녹여먹는 커피믹스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사례 10가지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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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시초는 알파넷= 미국 국방성은 1969년 군사 목적으로 군 내부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바로 인터넷의 시초인 '알파넷'이다. 알파넷은 네트워크의 일부가 파괴되더라도 남아 있는 네트워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었다. 알파넷은 초기에 60여곳의 군부대를 연결했다. 미 국방부는 1982년 정식 국방 데이터 네트워크로 알파넷을 채택했다. 이후 서로 다른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프로토콜'도 개발한다. 이 기능이 현재 인터넷 주소로 불리는 'TCP/IP'다.

▲네비게이션= 미군은 1970년대에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개발했다. 특정 목표물을 파괴하기 위해 수천개의 폭탄을 일정 범위에 쏟아 붓는 '융단 폭격'이 비효율적이란 판단 아래 폭격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도 GPS 유도폭탄의 위력은 증명됐다. GPS는 군사용이란 이유로 민간인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2000년부터 미군이 전 세계에 무료로 제공했다. 이 기술로 탄생한 것이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다.


▲관광상품이 된 기구= 1849년 오스트리아군은 이탈리아 베니스를 공격하기 위해 폭발물을 적재한 무인기구를 날려보낸다. 군용으로 기구가 사용된 첫 사례다. 미국 남북전쟁에서는 북군이 기구사령부를 설치하고 공중에서 적군을 정찰했다. 손바닥 안이었던 남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때는 우편물 수송과 요인(要人) 탈출용으로 사용됐고, 일본군은 기구에 폭탄을 적재해 미국 본토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기구폭격(풍선폭탄)을 감행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조상, 워키토키= 최초의 무선통신기기를 만들낸 곳은 바로 모토로라다. 라디오를 생산했던 모토로라는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부터 사업 확장을 위해 방위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휴대용 핸디토키(Handie-Talkie), 워키토키(Walkie-Talkie) 등 무선 통신기기를 개발해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지금 워키토키란 이름은 무전기를 뜻하는 일반명사로 굳어졌을 정도다. 워키토키는 다양한 민간기술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스마트폰으로 발전하게 됐다.


▲산악을 달리는 SUV= 4륜구동으로 활동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처음 개발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때다. 당시 힘이 좋은 4륜구동 자동차는 대형트럭뿐이었다. 군에서는 크기가 작고 기동성이 좋은 차가 필요했다. 이에 개발된 차량이 '포드 GP'다. 이 모델명에서 '지프'란 애칭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군은 1992년 전투차량인 '험비(Humvee)'를 만들었다. 이 밖에 고급 자동차의 앞 유리에 속도와 연료량을 나타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전방을 주시하면서 계기판의 각종 비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다.


▲맥가이버칼은 군용칼= '맥가이버칼'로 알려진'빅토리녹스(VICTORINOX)'는 1891년 스위스육군이 가장 먼저 사용했다. 스위스 사업가인 칼 엘스너는 1884년 스위스 이바크에 공장을 차리고 주방용칼 등을 만들었다. 그는 스위스군이 사용하는 독일제 군용칼이 평소 못마땅했다. 병따개, 스크류드라이버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첨가한 장교용 주머니칼을 만들어 공급했다. 빅토리녹스 로고인 흰 십자가와 방패도 스위스군대의 상징물에서 따온 것이다.


▲침투용이었던 스쿠버다이빙= 그리스·페르시아·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용맹스런 잠수사들을 육성했다. 적 함정의 닻줄을 끊어 조류에 표류하게 하거나 밑창에 구멍을 내 침몰시켜 항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것. 현대에는 더 오래 잠수하기 위해 미군이 1차 세계대전 때 'Mark V'라는 잠수마스크를 개발하고 물속에서 더 빨리 침투하기 위해 오리발(FIN)도 만들어냈다.


▲레이더가 전자레인지로= 1947년 미국의 레이더 제작업체인 레이시온(Raytheon)사에서 일하던 퍼시 스펜서 연구원은 레이더 장비에 쓰일 마그네트론 연구를 담당했다. 마그네트론은 전자파를 발사해 반사하는 전자파를 측정하고 거리로 환산하는 레이더의 기본개념이다. 스펜서는 연구 도중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초콜릿바가 녹아 버린 것을 보게 된다. 이를 계기로 만들어진 것이 세계 최초의 전자레인지인 '레이더레인지(Radarange)'다.


▲전투식량에서 시작한 포장용품= 나폴레옹전쟁 당시 프랑스군대의 가장 큰 걱정은 빨리 변질되는 식량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식품저장법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아뻬르타이징(Appertizing)법을 채택했다. 식품의 부패는 미생물에 의한 것임을 착안해 식품을 용기에 넣어 밀봉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이 진화해 지금의 통조림이 됐다. 미 육군은 1959년 전투식량을 개량해 우주선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우주인용 식량을 만들었다.


▲날개없는 선풍기는 제트엔진= 최근 유행하는 '날개 없는 선풍기'는 비행기 제트엔진의 원리에서 도입한 것이다. 날개없는 선풍기는 스탠드 안에 팬과 모터가 숨어 있다. 제트엔진처럼 팬이 회전하면서 공기를 빨아들인 뒤 날개가 없는 둥근 고리 모양 팬으로 이를 내뿜는다. 둥근 고리의 단면은 양력을 받는 비행기 날개 같은 형태로 돼 있는데 이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선풍기 바람이 만들어진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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