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휴렛 팩커드(HP)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영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의 전(前) 최고재무책임자를 회계부정으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P는 오토노미를 110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했으나 오토노미가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듬해 인수금액의 절반 가까운 50억달러(5조원)를 손실로 처리한 바 있다.
HP는 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자사 상대 주주대표소송 합의 관련 서류에서 수쇼반 후사인 전 오토노미 CFO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HP 주주들은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하면서 회계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주주로서 손해를 봤다"는 취지로 HP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냈다가 회사측과 협상 끝에 합의안을 만들어 찰스 브라이어 판사에게 제출했다.
지난 6월말 발표된 이 합의안에는 "주주대표소송 원고로 참여했던 이들은 앞으로 HP가 옛 오토노미 임원들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포함돼 있었고, 이에 대해 후사인이 이의를 제기했다.
HP는 후사인을 "대형 사기의 주모자 중 하나"라고 지칭하면서 후사인이 이번 합의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HP는 후사인을 상대로 영국에서 민사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와 별도로 미국과 영국의 수사당국에 자체 조사 결과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어 판사는 후사인의 이의 제기와 HP의 반박을 검토한 후 HP 상대 주주대표소송 합의안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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