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혜 대표 "본사-현장 서로를 알아야 능률 오른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최근 비데 제조업체 삼홍테크(대표 권지혜)의 충남 예산 공장 직원들은 현장을 벗어나 서울 본사에서 근무를 했다. 반대로 서울 직원들은 예산에서 업무를 봤다. 업무 공백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 이들이 서로의 사업장을 찾은 이유는 뭘까.
1일 업계에 따르면 삼홍테크의 직원들이 교차 업무를 본 것은 권지혜 대표의 이색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른바 역지사지 근무. 현장에서 어떻게 업무가 돌아가는지 파악해야 본사에서 경영계획을 제대로 짤 수 있고 본사의 업무를 알아야 현장에서도 회사의 청사진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번 이색 프로그램의 이름을 펀 셰어링(Fun-Sharing)이라고 붙였다. 직원 간 이해도 높이고 일의 재미도 나눈다는 의미다.
서울 본사와 예산 공장 직원들 40여명이 서로의 자리를 바꿨다. 팀장과 팀 선임급은 의무적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간 교류의 시간을 갖기 어려웠던 실무진 팀원들도 절반씩 일터를 바꿨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서류를 통해 봤던 업무처리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직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며 "서로의 업무를 파악하는 데 1박2일이란 시간은 많이 부족했지만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게 더 큰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교류의 자리가 마련된 것은 사내소통을 중시하는 권 대표 영향이다. 평소에도 그는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식사자리를 마련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로도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이번 펀 셰어링도 연초에 있었던 직원과 간담회 자리에서 시작됐다.
게다가 올해 회사의 목표가 국내 시장 점유율 증가에 집중돼 있는 만큼 그에 앞서 직원들을 하나로 묶을 구심점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삼홍테크는 해외 54개국에 수출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에선 렌탈업체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상황. 사측은 올 가을 신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 반전드라마를 쓰겠다는 포부다. 그전에 비데 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 다소 여유 있는 시기 직원 독려에 나선 권 대표다. 회사 관계자는 "펀 셰어링을 연2회 정도의 정례 행사로 발전시켜 직원 소통을 높이는 게 향후 목표"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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