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고입전형시 내신성적 반영돼 평가 형평성 필요”…교육감 공약 챙기려다 ‘헤프닝’ 자초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교육청이 초등 및 중학교 1학년의 중간·기말고사를 올 2학기부터 폐지키로 했다가 발표 하루만에 번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교육감 공약을 챙기는데 급급하다 교육청 스스로 헤프닝을 자초한 셈이다.
시 교육청은 31일 해명자료를 내고 “중학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같은 일제형 지필평가 폐지가 곤란하다”며 “중학교는 현행대로 일제형 지필고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2대 주민직선 교육감 공약에 따라 현재 시행중인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일제형 지필고사(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오는 9월부터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룻만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입전형 시 중학교 1학년 내신 성적이 반영됨에 따라 평가의 공정성 및 형평성,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동일 교과담당교사 간 공동출제로 학급 간의 성적차를 최소화 한다’고 명시된 ‘교육부훈령 지필평가’ 규정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학생, 학부모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험관련 정책을 면밀한 검토없이 공표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전 날 보도자료를 통해 “2학기부터는 각 학급 및 반별 시험을 자율적으로 시행하게 된다”며 “학급별로 지필평가 문항을 달리 개발해 시행하거나 서술형 또는 논술형 평가, 찬·반 토론법, 연구 보고서,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평가기법을 학교 교육과정 여건에 맞게 구안해 운영토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진철 대변인은 “교육감의 공약을 우선하다보니 초등학교에만 해당되는 일제형 지필고사 폐지 방침에 중 1학년까지 포함시킨 오류가 있었다”며 “하지만 중 1학년 일제형 지필고사 폐지는 시범사업인 자율학기제가 일선 학교에 정착될 시 시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서 한 학기동안 중간·기말고사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 실습중심의 참여형 수업과 진로탐색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일제형 지필고사 폐지 방침을 취소하는 대신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과정중심의 수행평가 및 논술형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교과목별 특성을 고려한 정의적 능력 평가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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