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강판 공급위해 경쟁…현대제철·하이스코도 진출 모색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기아자동차가 멕시코에 신규 완성차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벌써부터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들썩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 완성차 공장 설립 계획을 본격 추진하면서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기 위한 국내외 철강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멕시코에 연간 30만대 안팎의 완성차공장을 짓기 위해 현지 주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달 중순 방한한 로드리고 메디나 누에보레온주지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예정부지 인근에 위치한 현지 철강업체인 테르니움 등을 거론하면서 "완성차 생산공정을 뒷받침하는 현지 차부품·소재업체 수급체계가 뛰어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멕시코가 기아차의 현지 진출에 따른 현지 1위 철강업체인 테르니움의 자동차 강판 공급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멕시코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간 각축장으로 변하면서 자동차 생산이 늘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인접해 폴크스바겐, 크라이슬러, GM ,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대거 진출했다.
오토텍 벤틀러 등 부품회사도 1000여개나 진출해 자동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만 약 24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며 세계 5위권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혼다, 닛산 등이 생산라인을 신설하거나 증 할 계획으로 수요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지업체와 국내 철강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테르니움은 멕시코 최대 자동차강판업체로 11억달러를 투자해 2012년부터 몬테레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차의 신규 완성차공장의 부지로 알려진 곳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현재 논의중인 대로 기아차의 공장이 결정된다면 물류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맞서 국내 최대 철강업체 포스코 역시 멕시코 현지 공장을 갖추는 한편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 멕시코 현지에 연간 40만t 규모의 차량용강판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올초 50만t의 제2 공장을 완공, 생산에 돌입했다.
연산 90만t 생산체제를 갖춘 포스코는 멕시코에서 자동차강판생산 2위 업체로 부상했다. 고급강판 분야에선 1위다. 포스코는 그간 현대기아차와 거래가 많았던 만큼 향후 기아차 공장이 가동되는 것에 맞춰 강판을 납품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와 한지붕 가족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동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한국에서 자동차강판을 생산, 수출한 후 현대하이스코가 현지 자동차강재가공센터를 통해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 공급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 자동차강재가공센터를 운영중으로, 이번 기아차 멕시코 공장 설립에 따라 멕시코에 추가로 자동차강제가공센터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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