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이 최근 증권사 사장단과 비공식 미팅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배당 확대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겨냥한 일련의 카드를 꺼내들며 증권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 위원장이 위원회 구성을 마친 직후 증권사 수장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대형 및 중소형 증권사, 외국계 증권사 대표 10여명과 만나 업계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모임을 주선한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양호철 모건스탠리 한국대표 등이 참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정 위원장이 관할 업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 받은 자리로 특별한 목적을 두는 성격은 아니었다"며 "참석한 CEO들도 특별한 주문은 없었고 침체된 주식시장 등 업계 현황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이날 '최경환 경제팀'의 내수시장 및 자본시장 활성화 맥락에 맞춰 당정 간 의견이 잘 조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전제로 한 모 증권사 사장은 "평소 자본시장 발전에 관심이 많은 정 위원장이 거래대금 감소 등 시장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생산적인 방안을 도출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증권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서달라는 건의에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정치권에서도 금융투자업 옹호론자로 꼽힌다. 정무위원장 이전에도 여의도 증권가 관계자와 빈번하게 만나 업계 현안에 귀를 기울였다. 올해 초에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획기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정 위원장과의 모임 자체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미팅에 참석했던 또 다른 CEO는 "(정 위원장이) 금융투자업계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고 기본적인 생각이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며 "구체화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해만 잘 버티면 내년 이후에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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