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한미 양국이 28일부터 사흘간 한미원자력협정개정을 위한 소규모 협상을 갖는다.
이를 위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미국 측 수석대표인 토머스 컨트리맨 미국 국부무 국제안보·비확산 차관보가 28~31일 한국을 방문한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미국에서 10차 본 협상을 개최했으며 사실상 올해 연말이 개정 시한인 점을 감안해 소규모 협의를 집중 진행할 예정이다.
컨트리맨 차관보는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노벽 외교부 원자력 협력대사와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사용후 핵연료 관리,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의 경쟁력 증진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컨트리맨 차관보는 서울에서 한국 고위 관료들과 만나 양국 간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는 물론, 국제적으로 비확산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노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컨트리맨은 한국에 이어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 간 중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과 비확산 현안을 협의한다.
한미 양국은 현재 새 협정문 초안을 작성하고 있으며, 산업 경쟁력 면에서는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또 원자력 문제에 대해 전략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을 협정문 서문에 명기하는 한편, 합의의사록 형태로 세부 협력 사항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한국의 주요 관심 사항인 농축과 재처리 권한 행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견해차가 여전히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비확산 정책 차원에서 현재의 협정 구조를 유지하기를 희망하며 원자력 연료의 가격하락 추세를 감안해 한국이 국제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유리할 뿐더러 재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한국에서 농축과 재처리하는 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원전 연료의 확보와 사용후 핵연료 처리를 위해서 농축·재처리 권한 행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프랑스도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의 사용후 핵연료는 재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트리맨 차관보는 이번 방한 시 원자력 설비를 생산하고 있는 창원 소재 두산중공업도 방문한다. 이 고위 당국자는 "우리 업체를 둘러보면 우리의 원자력 산업발전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미국 측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긍정으로 말했다.
한미 양국은 한국의 원자력 산업 발전 수준에 맞춰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협상을 지난 2010년 8월부터 진행해왔으나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협정 만기를 2016년 3월로 미루는 데만 지난해 합의했다.
미국 내 처리 절차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개정 협상은 올해 말까지 완료돼야 한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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