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군 박병호·동군 히메네스 등 8명 출전…'왕중왕'은 배팅볼 파트너에 물어보라
[광주=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홈런레이스'다. 올해에는 박병호(28)와 강정호(27ㆍ이상 넥센), 김현수(26)와 양의지(27ㆍ이상 두산), 이재원(26ㆍSK), 나성범(25ㆍNC), 나지완(29ㆍKIA), 루이스 히메네스(32ㆍ롯데) 등 여덟 명이 출전한다. 당초 예선과 결승으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지만 지난 17일 예정된 예선이 비로 연기되면서 18일 오후 5시 5분부터 예선과 결승을 모두 한다.
유력한 우승후보는 박병호와 히메네스. 두 선수 모두 홈런에 최적화된 스윙을 한다. 타격을 할 때 방망이를 머리 뒤쪽까지 뺐다가 공을 맞히는 순간 들어 올리는 스윙이다. 방망이를 돌리는 속도와 손목 힘, 허리 회전력 등이 좋아 비거리도 멀다.
특히 박병호는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출중하다. 올 시즌 기록한 홈런 서른 개 가운데 130m 이상 날아간 홈런이 아홉 개나 된다. 지난달 10일 삼성과의 목동 홈경기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45m짜리 홈런을 친 바 있다. 역대 최장거리 홈런(150m)에 약간 못 미친 올 시즌 최장거리포였다. 박병호는 "타구의 비거리를 늘이기 위해 복근 등 근육운동에 주력했다"며 "한손을 놓으면서 치는 홈런이 많은데 이 경우 스윙 뒷부분까지 힘이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히메네스도 5월 30일 두산과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담장 밖 140m짜리 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힘을 자랑한다. 몸집이 크지만 신체 밸런스와 유연성이 좋아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다. 히메네스가 우승할 경우 2000년 타이론 우즈(45ㆍ당시 두산)와 2002년 틸슨 브리또(42ㆍ당시 삼성)에 이어 홈런레이스에서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외국인타자가 된다.
강정호와 김현수, 나성범도 만만치 않은 타자들이다. 김현수는 올해 홈런레이스 참가자 중 유일하게 우승 경력이 있다. 2010년 홈런 열 개를 쳐 최희섭(35ㆍKIAㆍ3개)과 조인성(39ㆍ한화ㆍ3개)을 제쳤다.
이들은 큰 스윙을 하는 박병호, 히메네스와 달리 정확한 타격에 초점을 맞춘다. 스윙의 궤적을 줄이는 대신 빠른 배트 스피드와 순간적인 힘을 이용해 타구를 멀리 보낸다. 김현수와 나성범은 방망이를 잡은 두 손이 머리 뒤쪽으로 넘어가지 않는 범위에서 타격한다. 둘은 타격할 때 들어 올리는 오른쪽 다리 움직임도 최소화해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히는 데 주력한다. 나성범은 "정확한 타격을 위해 지난해 많이 들어 올렸던 오른 다리를 올해는 거의 땅에 붙이고 타격한다"고 했다.
이 밖에 포수 포지션에서 출전하는 양의지와 이재원도 탄탄한 하체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생애 첫 홈런레이스 우승에 도전한다. 양의지는 팀 동료 호르헤 칸투(32ㆍ두산)가 옆구리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대신 기회를 얻었다. 데뷔 후 8년 만에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재원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10아웃 2홈런으로 이승엽(38ㆍ삼성ㆍ10아웃 6홈런)에 밀려 아쉽게 2위에 그친 나지완도 다시 한 번 홈런레이스 '별 중의 별'을 노린다.
홈런레이스 성적에 가장 큰 변수는 타석에 들어가는 순서와 배팅볼 파트너다. 경쟁 순서는 당일 제비뽑기를 통해 결정된다. 선수들은 되도록 편하게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앞쪽에 배치되는 것을 선호한다. 배팅볼을 던져주는 선수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배팅볼 파트너는 해당 선수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데, 2010년과 지난해 우승자 김현수와 이승엽은 당시 팀 동료 손시헌(34ㆍ현 NC)과 진갑용(40ㆍ삼성)에게 배팅볼을 맡겼다.
한편 홈런레이스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예선전과 결승전에서 각각 아웃카운트 일곱 개와 열 개가 주어진다. 예선에서 1ㆍ2위를 기록한 선수 두 명이 결승에 올라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부상으로 최신형 노트북이 수여된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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