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관련) 누구나 납득 가능한 원칙, 기준 필요…문제 하나씩 풀다 보면 합의 이를 것"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16일 4차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3차 대화에서 삼성전자의 보상 최우선 방침을 놓고 양측이 의견 차이를 보였던 만큼 이번 대화에서는 양측이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백혈병 근로자 보상과 관련한 대화를 재개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이날 대화에 앞서 '신속한 보상'을 강조하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이 필요하다"며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양측의 이견이 있지만 큰 틀에서 풀어갈 것"이라며 "지난 대화에서 제 3의 보상위원회 설립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은 반올림측의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 전무는 "대화의 목적은 이 문제의 시발점인 가족들의 아픔을 덜자는 것이고 (삼성측은) 협상단과 관련된 문제부터 빨리 해결하자는 입장"이라며 "그동안 삼성은 재발 방지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올림측 협상단 대표인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숨진 고 황유미씨 아버지)씨는 "지난 대화에서 삼성의 성실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며 "이번 대화는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논란과 관련해 어느 사안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며 "피해자 가족 보상 뿐 아니라 재발 방지 대책 등도 동시에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백혈병 근로자에 대한 보상 문제를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올림은 보상 뿐만 아니라 사과 내용 보완, 재발 방지 대책 요구 등 다른 의제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상 또한 협상단 가족 외에 산재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게 반올림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올림측의 의견을 들은 후 지난 대화에서 제의한 보상위원회 설립 외에도 백혈병 논란을 풀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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