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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코스타리카 돌풍, 이변이 아닌 이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4초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돌풍을 일으킨 팀을 들라면 '죽음의 조'에서 이탈리아, 잉글랜드를 누르고 조 1위를 차지한 코스타리카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나라가 국민 5명 중 한 명꼴로 축구선수일 정도로 축구를 즐기는 나라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팀의 선전을 이변이나 돌풍이라고 해야 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이 나라야말로 실은 축구강국이며 유럽의 강호들을 이길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던 것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그리고 나는 이 나라 축구팀의 전력의 상당 부분은 축구장 '밖'에서 온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즉 이 나라의 균형 잡힌 발전이 축구팀의 실력의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그 균형발전의 한 면모가 영화 '쥬라기 공원'이 이 나라의 광활한 삼림에서 촬영된 것에서 나타나는데,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4분의 1을 국립공원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할 정도로 산림자원을 아끼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면적은 지구 전체 땅의 0.1%에 불과하지만 세계 생물종의 5%가 여기에 살고 있다. 또 이 나라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95%를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얻는다.

이렇게 울창한 숲이라든가 앞서 가는 재생에너지 정책이 보여주는 것은 '지속가능성'의 추구랄 수 있는데, 그 바탕에는 또 이 나라의 정치적 안정이 자리하고 있다. 사회불안이 만성화된 중미 다른 나라들과 달리 코스타리카는 민주주의가 정착돼 있다. 그 단면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지난달에 내놨다는 이색 포고령에서 엿볼 수 있는데, 그건 자신의 이름을 도로, 건물 등 모든 정부 시설에 새기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공공시설을 만든 것은 나라이지 정부나 특정 공무원이 아니다"라는 게 이 대통령의 말이었다.


코스타리카 대표팀의 코치는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기 팀의 승리의 비결을 "교육 덕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표팀 선수의 95%가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이라면서 "학문적인 기초가 갖춰진 사람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책임 있게 임무를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교육을 목표로 한 '사회학습 제도'를 도입한 나라답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2000달러 정도이니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라고 할 수 없는 코스타리카가 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이자 가장 살고 싶은 나라 중의 하나로 꼽히는지 그 이유를 알 듯하다. 코스타리카가 다음 월드컵에서 또 8강에 오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축구 성적과는 상관없이 이 나라의 미래가 매우 궁금하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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