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에 공공관리제 적용…추정분담금·공사비 저리융자 지원
건설사와 공동시행하면 시공사 선정기간 '조합설립' 이후로 앞당겨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앞으로 소규모 정비사업에도 공공관리제가 적용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에 한해 시공자 선정 시점을 앞당기고 건축비 등을 저리로 지원하기로 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저층주거지에 최고 7층까지 공동주택을 신축할 수 있는 정비사업으로 뉴타운·재개발의 대안사업 중 하나다.
서울시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4대 공공지원책을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4대 공공지원책은 ▲조합설립·융자지원 등 공공관리제도 적용 ▲미분양주택 공공 임대주택 매입 ▲사업관리 및 공동시행자로 SH공사 참여 추진 ▲25개 자치구 업무 전담부서 지정·업무처리 매뉴얼 배포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시계획시설 도로로 둘러싸인 면적 1만㎡ 이하의 가로구역에 적용되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노후·불량건축물의 수가 전체 건축물의 3분의 2이상이고 해당 구역에 있는 주택의 수가 20가구 이상이어야 한다. 2012년 2월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가로주택정비사업 진행 실적은 전무했다.
앞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에도 공공관리제도를 적용해 추정 분담금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토지 등 소유자 10% 이상이 요청할 경우 계획수립과 추정분담금 산정을 구청장이 지원한다. 주민 스스로 추정분담금 산정 등이 어려운 점을 감안, 주민들이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정비사업 시작단계부터 전문성을 갖춘 건설업자 등이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조합설립 후 바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자 선정 방식은 정관에 따라 경쟁입찰이나 지명경쟁, 수의계약 등 조합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기존 공공관리제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경쟁입찰로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했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규모가 작아 현실에 맞도록 예외 사항을 뒀다.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건립된 주택 중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85㎡이하 주택은 시가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에게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되는 아파트도 포함하기로 했다. 자금조달과 전문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SH공사를 사업관리·공동사업 시행자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건설업자와 공동시행하지 않는 추진주체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공사비도 저리로 융자한다. 건축공사비를 전체 공사의 40% 이내 범위에서 최대 30억까지 2% 금리로 지원한다. 기존 조합운영자금 융자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행정지원을 위해 자치구에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 길라잡이'를 마련해 자치구에 배포했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가로주택정비사업 행·재정적 지원방안이 소규모 정비사업의 확산과 안정적 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주민, 전문가 등 관련자 의견을 수렴해 뉴타운 대안사업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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