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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이된 '사내유보금' 재계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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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수살리기로 '세금부과' 또는 '금융혜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조슬기나 기자, 조강욱 기자, 김승미 기자]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를 하거나 배당, 임금 등으로 지출할 경우 세제 및 금융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방식을 검토하면서 재계가 동요하고 있다.


재계는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매길 경우 전체 법인세만 늘어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만 떨어 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인센티브 방식 역시 외국계 자본에 거액의 배당금만 내줄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적정선을 정부가 정하고 이를 규제할 경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재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 역시 내수 진작을 위해 기업들이 쌓아놓은 곳간을 열어야 한다는 지적을 내 놓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모든 수단 동원해 내수 살린다"= 정부가 대기업이 쌓아둔 사내유보금에 손을 대려는 것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내수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당초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한 기업에 과세를 하는 페널티 방식이 거론됐으나, 재계의 반발과 실효성 논란에 따라 배당과 임금지출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ㆍ금융 상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방식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페널티 방식은 시장경제에 위배될 뿐 아니라, 정책실효성이 낮기 때문에 도입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세 대상이 불분명하고, 이중과세 시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다 기업 재무구조 악화, 실효성 논란 등으로 2001년 폐지한 바 있다.


대안으로는 사내유보금을 배당, 임금으로 활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실효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올해 세수부족분 등을 감안할 때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기존 정책과 부딪히지 않는 선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의 기업 사내유보금에는 칼을 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사내유보금 과세와 관련된 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지속되는 경기부진과 세수부족 등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기업소득을 가계소득으로 연결시키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정책의 핵심은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사내유보금 과세가 과세원칙에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 증대 방안을 마련,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 "사내유보금 기업이 쌓아놓은 현금과 다르다"= 3월말 기준 삼성전자는 156조2975억원, 현대차는 52조8454억원, 한국전력은 48조2284억원, 포스코는 42조6381억원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말 대비 약 6조원, 현대차, 한국전력 등은 1조원 정도가 늘어났다.


재계는 늘어난 사내유보금에 대해 정부가 곳간에 곡식만 쌓아놓는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는 반응이다. 특히 세금을 매길 경우 이중과세 논란은 물론, 기업마다 다른 경영 여건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내유보금이란 기업 설립 후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하지 않고 회사 내부에 남아 있는 자본으로 현금과는 다르다"면서 "유보금의 80% 이상은 이미 유무형 자산에 투자된 상태며 여기에 대해 과세를 할 경우 이익잉여금 감소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증가해 기업 재무구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마다 상황이 다른데 어느 정도를 적정 유보금으로 볼 것인지도 논란 거리가 될 전망이다. 일례로 수출이 많고 해외 생산기지가 많은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의 급등락을 고려해 사내유보금 규모를 늘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 등이 많은 기업의 경우 다른 기업보다 사내유보금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일괄적으로 적정 유보금 규모를 정할 경우 기업의 원천적인 경쟁력 약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적정유보금 기준을 어떻게 정한다고 해도 기준이 모호할 것"이라며 "논리적 근거가 빈약한 적정유보금 기준은 조세저항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사내유보금에 손을 대는 것은 여러모로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사내유보금 사용시 인센티브, 자칫하면 국부 유출=사내유보금을 배당 또는 임직원 보수에 사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안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다. 배당 성향을 높일 경우 외국계 자본 투자 비율이 높은 국내 대기업의 경우 막대한 외화가 유출될 전망이다. 임직원 보수에 사용할 경우 국내 경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가중시키고 실질적인 가계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재계는 정부 차원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사내유보금을 건드릴 것이 아니라 긴 호흡을 두고 정책적인 배려를 통해 투자를 독려해야 내수 진작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고의 내수 진작책은 기업의 투자를 확대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사내유보금을 건드려 임직원 보수 수준을 높인다 해도 일자리가 없을 경우 부의 집중현상이 더 두드러져 소비확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 구조는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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