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각종 규제에 수익 계속 하락…농협은행만 나홀로 성장
보험사, 저금리 기조에 이율 높은 저축성보험 이자 짐으로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입이 2ㆍ4분기에도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방카슈랑스(이하 방카)에 대한 각종 규제로 판매채널은 묶여있고 저금리 기조 속에 보험사는 운용이익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올 2분기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보합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의 수수료 수익만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방카수수료는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KB국민은행의 올 1분기 방카수수료 수익은 219억원이었다. 전분기 264억원에 비해 17% 감소했고 전년동기 509억원에 비하면 57%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방카수수료 수익은 298억원으로 전분기 308억원에 비해 약간 줄었고 전년동기 416억원에 비해 28%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1분기 수익이 각각 196억원, 159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4%, 63%가량 쪼그라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방카에 대한 각종 규제도 계속됐고 은행과 보험사 모두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아 2분기 실적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NH농협은행의 방카수수료 수익은 나홀로 성장세다. 올 1분기 224억을 벌어들인 농협은행은 2분기 10%가량 성장한 약 246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방카수수료 수익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각종 규제에 발목 잡힌 이유가 크다.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는 보험은 저축성보험이 대부분으로, 마진이 큰 보장성보험은 일부만 취급할 수 있다. 중대질병보장(CI)보험 등 보험사가 정말 팔고 싶은 보험은 은행에선 판매가 불가능하다. 은행에서 일부 보장성보험을 팔 수 있지만, 실제 은행창구에선 상품의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설명이 용이한 저축성 상품의 판매가 대부분이다. 방카 판매상품의 폭을 넓히자는 논의는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상품을 판매해도 문제다.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방카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 이자가 보험사의 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저축성 보험은 일시납 비중이 높아 보험사가 소비자에 부담해야할 이율은 높은데 저금리에 자산운용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보험사 안팎에서 역마진 우려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이유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고금리 땐 보험사의 자산운용도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현재 금융시장 환경은 보험사에 불리해 소극적으로 판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도 "자산운용 수익을 내기 어려운 보험사들로부터 공시이율 산출시 적용되는 조정이율 변동폭을 넓혀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카에 걸린 각종 규제를 제한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정 보험회사의 상품 판매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카 25%룰부터 ±10%로 제한된 조정이율의 변동폭 완화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규제완화 요구에 앞서 은행과 보험사가 손잡고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석호 연구위원은 "방카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규제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가 협력해 새로운 상품 설계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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