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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헉' 소리나는 금융규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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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창구서만 펀드 팔아라, 방카슈랑스 판매인원 점포당 2명으로 제한하라…현실과 동떨어져 고객불편, 제도개선 목소리 높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모 시중은행 지점의 방카슈랑스 창구. 고객들을 맞이하느라 판매담당자가 식사도 거르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방카슈랑스 판매 직원이 2명인데 한 명이 병가를 내 혼자서 업무를 맡게 된 것.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는 동료 10여명이 모두 방카슈랑스 상담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바쁜 상담 직원을 도와줄 수 없다. '지점당 판매인원 2인 제한' 규정 때문에 판매인으로 지정된 직원이 아니고는 상담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금융 관련 규제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같은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영업) 판매인원 지점당 2인 제한', '전용창구 펀드판매', '대출고객의 관계인에 대한 구속성예금(꺾기) 규제', '특정금전신탁 가입금액 5000만원 설정' 등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2003년 8월 방카슈랑스 제도를 도입하면서 점포당 판매인원을 2인으로 제한했다. 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에게만 판매를 허용함으로써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고 동시에 같은 상품을 영업하는 보험설계사들의 수익 축소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방카슈랑스 제도가 도입된지 10년, 이제는 은행 지점 직원의 대부분이 판매자격증을 갖출 만큼 전문지식을 갖춰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관련 규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로인해 오히려 불완전판매와 민원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용창구 펀드판매도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다. 펀드시장 활성화 등의 일환으로 1998년부터 은행에서도 펀드판매가 가능해졌지만 지금도 아웃바운딩(고객을 찾아가서 가입을 권유하는 활동)으로는 상담만 가능하다. 전용창구에서만 계약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의 VIP고객상담실에서 상담을 마친 고객이 실제 펀드를 가입하려면 CCTV가 설치된 전용창구로 다시 이동해 가입해야 한다.


대출고객 뿐만 아니라 관계인에게까지 꺾기 관련 규제 대상으로 범위를 넓힌 것도 탁상 규제다. 앞으로는 중소법인이 여신거래가 있다는 이유로 대표자ㆍ임직원 및 그 가족 등 관계인까지 수신상품 신규거래에 제한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꺾기를 하려면 이같은 법망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반면, 대표자의 관계인은 대출실행일 전후 1개월 내 판매한 예ㆍ적금, 보험, 펀드 등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특정금전신탁의 계약별 최소 가입금액을 5000만원으로 설정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내년 2분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동양사태처럼 금융회사들이 특정금전신탁을 사실상 예금이나 펀드처럼 판매ㆍ운용함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투자자 피해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러한 방침은 소액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을 막아 결국에는 관련 영업이나 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높다는 게 은행권 입장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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