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최고 억만장자 순위 단골손님인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규제 강화로 자국 내 주력 사업을 축소할 처지에 놓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하원은 9일(현지시간) 방송을 포함한 통신의 독점을 금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통신개혁 후속 법안을 승인했다. 지난 주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이제 엔리케 페나 니에토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법안은 2013년 기준 730억달러(8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슬림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법안은 유·무선전화와 방송 분야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추도록 하고 있다. 슬림의 아메리카모빌은 멕시코 유선전화 시장의 80%, 무선전화 시장의 70% 점유하고 있다.
하원의 승인에 앞서 아메리카모빌은 8일 사업 일부분을 매각해 시장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매각 분야와 인수 주체는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슬림은 통신 분야의 사업을 축소해야 하지만 '숙원'이었던 유료TV시장에 진출하는 길도 열렸다.
슬림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에게 밀려 2위를 기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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