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떼기 연루, 깊이 후회", "위장전입 제 불찰", "군 복무중 연수, 죄송"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7~8일 이틀 간 진행된 박근혜정부 2기 내각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자질ㆍ정책 검증의 장'이라기보다 '대국민사과의 장'이 펼쳐졌다. 어느 인사청문회장을 막론하고 도덕성 문제가 집중 추궁되자 후보자들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신상 털기가 난무하던 인사청문회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지난 7일 열린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이른바 '차떼기' 사건 연루 전력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깊이 후회한다"며 "제 머릿속에 정치관여라는 말은 완전히 지워버릴 것"이라며 머리를 숙였고, "가슴 한구석에 사표를 써서 들고 다니겠으니 지켜봐 달라"며 읍소했다.
같은 시간 열린 최양희 미래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였다. 최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의혹과 관련 "세무 지식이 부족해 중개업자를 따라 잘못된 관행으로 거래했다"고 인정했고 군복무 중 프랑스 유학, 미국 연수 의혹에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농지법 위반을 회피하기위해 경기도 여주 전원주택 잔디밭에 고추를 심은 것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린다. 정말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8일 개최된 정종섭 안행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위장전입ㆍ부동산 투기 의혹과 군 복무 기간 중 특혜, 사외이사 겸직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관련해선 "젊은 시절의 제 불찰"이라고 자세를 낮췄고, 군 복무 중 박사과정 수료하고 시간강사로 출강한 것에 대해서는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선박회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선주협회의 후원으로 지난해 해외시찰을 다녀온 데 대해 "뒤늦게 선주협회의 지원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제 불찰이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몇몇 위원들이 도덕성과 관련, 의혹을 일부 제기했으나 대체적으로 정책과 직무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뤄 상대적으로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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