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노바크 조코비치(27ㆍ세르비아ㆍ세계랭킹 2위)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제138회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33ㆍ스위스ㆍ세계랭킹 4위)를 세트스코어 3-2(6-6<7-9>, 6-4, 6-6<7-4>, 5-7, 6-4)로 이겼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일곱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호주오픈 4회ㆍ윔블던 2회ㆍUS오픈 1회)을 기록했다.
윔블던 통산 일곱 차례(2003ㆍ2004ㆍ2005ㆍ2006ㆍ2007ㆍ2009ㆍ2012년) 우승에 빛나는 페더러를 물리치고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윔블던을 제패한 조코비치는 "내가 한 메이저 대회 결승 가운데 최고 경기였다"고 했다.
전리품도 푸짐했다. 우승상금은 176만파운드(30억4000만원)나 됐다. 이번 대회 3회전에서 탈락한 라파엘 나달(28ㆍ스페인)을 밀어내고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에도 복귀했다. 조코비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는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날 경기는 조코비치와 페더러의 서른다섯 번째 맞대결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상대전적은 18승 16패로 페더러가 앞섰다. 두 선수가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 만나기는 2007년 9월 10일 US오픈 이후 7년 만이었다. 당시 조코비치는 페더러에 0-3으로 졌다. 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페더러와의 메이저대회 상대전적에서 6승 6패 동률을 이뤘고, 2012년 7월 7일 이 대회 준결승에서 당한 패배(1-3)도 설욕했다.
페더러로서는 통산 여덟 번째 윔블던 타이틀과 개인 통산 열여덟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할 기회였다. 이번 대회 전까지 페더러는 피트 샘프라스(43ㆍ미국ㆍ은퇴)와 함께 윔블던 최다우승 기록(7회)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승컵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4시간 7분이 필요했다. 두 세트는 타이브레이크(Tie breakㆍ게임스코어 6-6에서 맞은 열세 번째 게임에서 먼저 7점을 따낸 선수가 승리하는 경기방식)로 결판이 났다. 조코비치는 서브에이스와 발리에서 각각 12-30, 6-12로 뒤졌지만 패싱샷(Passing shotㆍ네트 가까이에 있는 상대방의 옆을 공략하는 공격)에서 16-2로 페더러를 압도했다.
하이라이트는 4세트.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조코비치가 5-2까지 앞서며 우승을 눈앞에 두었다. 여덟 번째 게임에서 챔피언십포인트(한 점만 따내면 우승이 결정되는 상황)를 맞았다. 그러나 통산 일곱 차례 윔블던 우승에 빛나는 페더러는 궁지에 몰리자 더욱 강해졌다. 강력한 서브와 네트플레이로 내리 다섯 게임을 따냈다.
5세트는 체력전이었다. 4세트에 힘을 몰아 쓴 페더러는 지쳐 있었다. 조코비치는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어 코트 곳곳으로 스트로크를 날려보냈다. 페더러는 베이스라인을 오가며 진땀을 흘렸다. 공격할 때는 랠리가 길게 이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시속 200㎞를 넘나드는 서브와 발리로 승부를 걸었다. 열 번째 게임에 가서야 명암이 갈렸다. 게임스코어 5-4에서 맞은 페더러의 서비스 게임을 조코비치가 깨뜨렸다.
경기 뒤 조코비치는 "승리가 절실했고 이 같은 간절함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나를 뛰게 만들었다"고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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