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반칙왕 침팬지'로 인해 한국 영화계가 들썩이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2)이 갑작스레 개봉일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십세기폭스 코리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4일 오후 아시아경제에 "간만에 한국영화들이 흥행 몰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고추가루 뿌리는 불공정 게임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며 "느닷없는 변칙 개봉에 국산 영화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 역시 이날 오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 '혹성탈출2' 개봉 변경 철회를 촉구했다. 이는 한국영화 뿐 아니라 영화계 생태질서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십세기폭스 코리아는 '혹성탈출2' 개봉을 16일에서 10일로 앞당겼다고 발표했다. 한 관계자는 미국 본사와 개봉일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개봉일을 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봉을 열흘 앞두고 갑작스럽게 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상도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영화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신의 한 수' '소녀괴담' '좋은 친구들' 등의 한국영화를 비롯해 개봉을 앞둔 중소 규모 영화수입사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 스크린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관객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차승원 주연의 '하이힐'이나 장동건이 열연한 '우는 남자' 등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 한국영화들이 고전하고 있던 차에 정우성 주연의 '신의 한 수'가 흥행에 불을 지핀 상황이기에 '혹성탈출2'의 변칙 개봉은 더욱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과연 '반칙왕 침팬지'의 운명은 어찌 될까. 매서운 눈초리를 무릅쓰고 변칙 개봉을 강행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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