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방한 때 국빈 방문 행사 데뷔전을 치른다. 외국 정상 방문 시 그동안 경제단체들이 비즈니스포럼 등을 주관해 왔지만, 이번 시 주석 방문 때는 코트라가 사상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여기에는 중국통으로 알려진 오영호 사장의 선견지명이었다는 분석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시 주석 방한 첫날인 3일 코트라가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 본사에서 중국 경제사절단을 대상으로 '한국 투자 환경 설명회'를 가진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와 중국 기업인 125명이 참석한다. 이날 설명회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중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국 투자 환경과 투자 정책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방한 둘째날인 4일에는 대한상의와 공동으로 '한중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양국 기업인 420여명이 참여한다.
코트라가 국빈 방문 행사를 코트라 외 장소에서 주관하는 것은 창립 52주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방한 시 '한ㆍ폴란드 경제협력 포럼'을 열었지만, 당시는 행사 장소가 코트라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도 200여명에 불과했다.
코트라가 대규모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 배경에는 시 주석과 코트라와의 남다른 인연이 있다. 시 주석이 1995년 복건성(福建省) 복주시 당서기로 있던 시절 코트라 염곡동 본사를 방문해 복주시 지방정부와 경제 교류 확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아울러 코트라와 중국 상무부 투자 촉진국과 지속적인 관계도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코트라는 대만과 홍콩을 포함해 중국 본토에 17개 무역관을 통해 중국 상무부와 협력해왔다. 올해 초부터 코트라는 중국 상무부 투자 촉진국과 경제 협력단 규모를 두고 실무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코트라의 전사적인 활동에는 오영호 사장의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오 사장은 평소 앞으로 '팍스 시니카(Pax Sinica)'로 부상할 중국과의 발전적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론을 펴왔다. 무역협회 부회장 시절이던 2010년에는 상하이 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의 개관을 주도했다.
시진핑 당서기를 중심으로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2012년에는 '미래 중국과 통해라'라는 저서를 출판해서 한중 신(新) 경제협력 해법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당시 저서에서 "중국 경제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의 진출 전략도 종전 가공기지형 진출 방식인 '메이드인 차이나'에서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메이드 포 차이나'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창표 코트라 중국사업단 단장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중국 기업인들이 한중 FTA를 통해서 한미 FTA, 한ㆍ 유럽연합(EU) FTA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면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