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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동부그룹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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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결국 동부그룹이 벼랑 끝에 몰렸다.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에 대한 인수 계획을 전면 철회하면서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구계획안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패키지 제의를 받은 지 3달간의 장고 끝에 결국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동부인천스틸은 산업은행이 70~80%를 인수하고 포스코는 20∼30%만 부담하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되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하지만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다급해진 포스코로서는 인수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포스코의 결정에 대해 동부그룹은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이다. 동부그룹 측은 처음부터 동부 패키지 매각에 대해 반대 입장이었다. 동부인천스틸에 대한 중국 업체의 경쟁 입찰이 보다 시장 원리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포스코가 실사가 길어지면서 내부적으로 포스코가 동부패키지 매각에 부정적인 게 아니냐는 추측만 나왔다.

다만 포스코의 뒤늦은 결정에 대해 동부제철 측에서 “경쟁사 영업비밀과 같은 ‘단물'만 빼먹었다”며 속상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가 실사 과정에서 제품의 가격 정보, 수요처 데이터 등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문건들을 상당수 확인했다는 것이다. 동부인천스틸의 주력 품목은 컬러강판으로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과 사업이 겹친다. 더구나 권 회장이 최근 신개념 강판 '포스맥'을 개발하면서 컬러강판 시장 출사표를 냈다는 점에서 “상도의에 어긋났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동부그룹의 운명이다. 동부인천스틸 패키지 매각이 불발되면서 동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는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3조원 규모 자구계획안의 절반에 해당하는 매물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포스코 인수가 불발됨에 따라 동부제철을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류희경 산업은행 부행장은 “전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만나 면담을 갖고 (자율협약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며 “어제 반응으로 봤을 때 동부제철은 곧바로 자율협약을 신청해올 것으로 보이고, 채권단은 바로 자율협약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은 다른 계열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동부그룹은 이날 하루 종일 분주했다. 동부그룹 측 관계자는 "포스코와 산업은행의 입장에 따르겠다"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채권단은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은 "김 남호 부장의 지분은 동부그룹과 전혀 상관없는 개인 재산"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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