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계대출 금리 5.75%로 전달과 같아…예금금리도 2%대서 미세한 움직임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끝을 모르고 떨어지던 시중 금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수신금리와 코픽스도 하락세가 둔화됐다. 예대마진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5월 신규취급분 시중은행의 일반신용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소매비중이 낮은 산업은행을 제외하고 5.75%로 전달 평균금리 5.75%와 같았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7∼10등급의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금리가 0.18%포인트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고 그 외 등급에 해당하는 금리는 전달과 비등했다.
예금 금리도 하락세가 주춤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분 저축성 수신금리는 2013년 2월 2.87%로 2%대에 진입한 이후 하락폭이 꾸준히 둔화됐다. 지난 4월 금리도 2.6%로 전달과 동일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2%중반대(신규취급분)에서 큰 변동 없이 0.01∼0.03%포인트씩 미세하게 떨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내려갈 만큼 내려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 입장에선 여수신 금리에 손대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은행의 전통적인 밥줄인 예대마진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4월 금융기관의 잔액기준 예대율(총여신금리와 총수신금리의 차)은 2.52%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사상 최저치다.
은행이 예대마진을 확보하려면 더 높은 금리로 대출해주고 더 낮은 금리로 돈을 끌어 모아야 하는데 최근 은행들이 출혈경쟁도 마다않는 대출 퍼주기에 나서고 있어 여신금리가 높아질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 확대 정책이 은행의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
수신금리도 내려올 만큼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명목 이자율에 이자소득세(14%)와 주민세(1.4%)를 제하면 실질 이자율이 마이너스로 추락한다. 올 4월 예금은행의 총수신 잔액(말잔기준)이 1022조를 돌파하는 등 부동자금이 대거 은행으로 몰리면서 은행도 돈을 맡기는 고객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13개월 째 연2.5%로 동결되고 있고 대체 관계에 있는 국채금리의 변동 폭도 크지 않다"며 "시장금리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당분간 유의미한 금리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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