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전 참패에 사회분위기도 뒤숭숭
거리응원 주변 편의점 매출은 늘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축구 국가대표팀의 불안한 경기력으로 월드컵 16강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던 유통업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23일 알제리전이 새벽 4시에 열렸고, 3차전인 벨기에전도 경기 시작시간이 새벽 5시여서 특수가 한정적이긴 하지만 16강 진출과 월드컵 1승을 염원하는 응원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업계에서도 알제리전 승리를 가정해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대부분 이를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러시아전에 이어 이번에도 할인 판매행사를 검토했지만 이벤트 계획을 취소했다. 러시아전 경기 시작 전후와 하프타임 때 재미를 봤던 홈쇼핑 업체들도 알제리전 당일 생방송을 편성하며 매출 확대를 꾀했지만 대표팀이 전반부터 알제리에 크게 뒤지면서 별다른 소득이 못 봤다.
병영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회 분위기가 흉흉진 데다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는 날씨 탓에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이에 따라 각종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오픈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도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 경기 탓에 4년 전 월드컵에 비해서 눈에 띌 만한 내수진작 효과를 볼 수 없었던 데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이어 병영내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져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벽 시간에도 불구하고 세종로와 강남 영동대로, 신촌 등에서 한국과 알제리전의 거리응원이 펼쳐지면서 인근 편의점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GS25는 이날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광화문과 영동대로 주변 9개 점포의 매출이 점포당 최소 9배에서 17배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생수와 맥주(52배), 음료수(25배), 냉장식품(16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시간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국 점포 매출이 지난해 이맘때 같은 요일 대비 30.9% 증가했고, 러시아전 때 신장율(19.6%) 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새벽 4시 경기로 집에서 응원하는 축구팬들이 늘면서 맥주와 안주 매출이 크게 올랐고, 잠을 쫓기 위한 아이스크림과 커피음료, 껌 매출 등도 증가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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