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가치 투자를 추구하며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는 중국 푸싱(復星)그룹이 미국 헐리우드 영화 산업에 진출한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싱그룹은 이날 제프 로비노프 전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회장이 설립한 '스튜디오에잇(Studio 8)'에 투자를 결정했다. 스튜디오에잇은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바탕으로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영화를 포함해 연간 5편 가량의 영화를 만들어 배급할 예정이다.
스튜디오에잇을 창립한 로비노프는 과거 미국 저명한 영화감독과 협력해 수차례 영화 대작을 만든 경험이 있는 미국 영화계 '큰 손'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
푸싱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스튜디오에잇 투자로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 국가로 헐리우드 영화를 배급하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스튜디오에잇에 1억2000만~1억50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던 중국 최대 영화엔터테인먼트사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는 현재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푸싱은 최근 해외 부동산, 보험사로 까지 M&A 영역을 확대하며 중국의 대표적인 종합 투자회사로 자리잡았지만 지금까지 영화·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푸싱의 이번 투자 결정은 중국 영화산업이 중국 부자들의 투자 욕구를 얼마나 많이 자극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유명한 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 회장은 현재 순재산 32억5000만달러로 포브스 선정 중국 부자 순위 31위에 올라 있다. 중국 부자 순위 1위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 회장도 중국판 헐리우드에 대한 야망을 품고 있다. 왕 회장은 2012년 8월 미국 영화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데 이어 산둥성 (山東省) 칭다오(靑島)에 세계 최대 규모 영화 스튜디오를 건설 중에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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