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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잡는 비법 훈수해준 ‘어린 홍명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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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에 국민눈길 붙잡은 KT광고 ‘월드컵꿈나무 알제리편’


알제리 잡는 비법 훈수해준 ‘어린 홍명보’들 알제리를 이기는 법(KT 광고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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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영상광고 하나가 등장해, 순식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6월18일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 경기가 끝난 뒤 KT는 ‘월드컵꿈나무 알제리편’을 내보냈다. 1대1로 아쉽게 비긴 상황이라, 열기가 고조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광고의 내용은 단순하지만 의미심장하다. 축구 꿈나무들이, 멋진 발재간을 부리며 공을 모는 드리블 훈련, 또 체력을 키우기 위한 달리기, 여럿이 한 줄로 서서 프리킥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수비 훈련. 문전에선 어른들이 하듯 선수 네명이 하복부를 가리고 진영을 갖춘다. 한 공격수가 킥을 하자 수비 대열이 살짝 무너진다. 그때 장면이 바뀌고 어린 선수들이 나란히 모여 진지한 자세로 이런 놀라운 얘기를 한다. “알제리를 이기는 법” 아니, 이 친구들이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궁금증이 솟아오른다. 꿈나무들이 지금 막 현장에서 뛰고 있는 태극전사를 향해, 훈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은 묻는다. “드리블?” “세트플레이?” 아유,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팀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요. “스피드라고요, 스피드.” 문전의 골 결정 능력 부족, 패스가 불안한 것, 치고 올라가는 역습이 잘 안되는 것, 후반에 체력이 달려 느려지는 것, 따지고 보면 다 스피드다. 꿈나무 전사들도 다 아는 ‘문제’란 얘기다. 절대, 대표선수들을 조롱하기 위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진짜 꼭, 알제리전을 이겨야 하기에, 우리들의 내일이 형님들의 오늘이기에, 간절한 소망을 담아 응원하는 말이다. 아이들의 저 말은 설득력이 있고 저 귀띔은 타이밍이 기가 막힌다. 홍명보감독이 해야할 말을, 꿈나무의 입을 빌려, 광고가 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 광고는 더 할 말이 분명히 있어 보이는데 결코 말을 꺼내지 않고, KT로고만 비추고 끝낸다. 하지만 소비자는 KT의 광대역 LTE가 바로 ‘스피드’로 승부하는 것임을 알아챈다.

알제리 잡는 비법 훈수해준 ‘어린 홍명보’들 KT광고 축구 꿈나무 알제리전



이 광고의 기획자는,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마음을 붙잡아냈다. 그는 월드컵의 첫 경기(6월18일)와 두 번째 경기(6월23일) 사이에 고조되는 열기를 노렸다. 그 메시지가 유효한 5일간의 국민정서가 어디에 가 있을지를 정확하게 간파했다. 첫 경기를 비겼기에, 이 광고의 메시지는 더욱 강력해졌다. 이 상황까지 시나리오에 넣지 않고서는 저런 기민한 CF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스피드는 사실, 축구의 기본 무기이며 한국팀의 고질적인 약점이기도 하기에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평가전 완패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기에 팀의 선전(善戰)에 대한 기대가 그리 높지 않은 상태에서, 강팀 러시아를 맞아 실전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밀어붙인 우리팀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는 시점이었다.


상업광고는 대개, 뉴스나 오락프로 혹은 드라마보다 소통 효율이 떨어진다. 왜 그럴까. 광고의 메시지나 컨텐츠는, 어떤 목적을 염두에 두고 기능적으로 배치되는 수단일 뿐 그 자체에 진심을 담기 어렵기 때문이다. 철저히 ‘장삿속’일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녔다. 그래서 광고를 보는 정보소비자는 그 진정성을 디스카운트하며, 광고속 의견이나 주장을 일단 의심을 깔고 보기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광고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다. 콘텐츠 자체의 가치나 서비스를 인정받고 있는 뉴스나 오락프로, 드라마를 상대로, ‘관심’의 쟁탈전을 벌여야 한다. 광고는 강력한 메시지, 눈을 붙잡는 비주얼, 상식을 때리는 생각의 전도(顚倒), 혹은 스타나 독특한 캐릭터, 반복 노출 등 다양한 전략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훔쳐내려 한다. 그런데 이 광고는, 뉴스를 건드렸고 뉴스에서 제시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 영역(뉴스 해설과 분석과 제안, 어젠다 설정)을 가져와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힘있는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광고는 과연 그 자체로 깊이있고 품위있는 뉴스가 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참신한 답을 내놓은 역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광고의 유통기한은 딱 5일. 그러나 그동안 충분히 월드컵의 열기와 국민의 염원 속으로 파고들지도 모른다. 알제리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이 광고는 또 다른 ‘뉴스’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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