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27% 폭증…위안화 약세에 따른 수입비용 감소·결제 쉬워진 것이 배경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수입비용을 줄이고 환율 변동성을 헤지하려는 미국 기업들 중에서 무역결제 대금으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기업들의 대외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1년 전보다 무려 327%나 증가했다. 국가별로 중국·홍콩과의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229% 급증했다. 4월 기준으로 미국보다 위안화 결제 비율이 높았던 국가는 싱가포르와 영국이었다.
중국 수출업체들과 거래하는 미국 수입회사들은 위안화 결제를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세계 무역시장에서 위안화 사용이 늘면서 과거에 비해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가 용이해진 것 역시 위안화가 결제가 늘고 있는 배경이다.
위안화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있다. 위안화가 절상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중국 수출업체들은 환율 변동 헤지를 위해 미국 수입업체들과 결제 시점의 달러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설정해왔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럴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위안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3.24% 하락했다.
딤섬본드, 역외 위안화 옵션 등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위안화 결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딤섬본드는 중국 역외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뜻한다.
중국 정부의 10년만기 딤섬본드의 경우 현재 금리가 4% 수준까지 내려갔다. 미국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가 최근 발생한 2년만기 딤섬본드 수익률은 2.95%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수요가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HSBC 뉴욕지사의 데브라 로지 이사는 "현재 위안화 결제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은 중국 대기업들이지만 향후 그 주체가 중소기업들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중국 무역거래에서 13~15%를 차지하는 위안화 결제는 2015년까지 3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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