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과실로 2명이상 사망자 내면 형량 합산해 가중처벌…특례법 이전 발생한 세월호에는 적용 불가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앞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처럼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한 범죄자에게는 최대 100년형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중인명피해 범죄의 경합범 가중에 관한 특례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특례법에 따르면 고의나 과실로 2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경우 각 죄에 적용되는 형량을 모두 합산해 가중 처벌할 수 있고, 유기징역형은 10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상향 조정된다.
법무부는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지만 이에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례법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법상으로는 여러 가지 혐의가 중복된 범죄가 발생할 경우 가장 무거운 죄로 흡수해 처벌하거나, 가장 무거운 죄의 2분의 1만 가중해 처벌해 왔다.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아닌 경우 징역형은 50년형이 최대다.
이 때문에 1995년 총 501명이 사망하고 937명의 인명피해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에서 백화점 회장에게 선고된 징역형은 7년 6월이었다.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죄에 규정된 최대 징역 5년에 2분의 1 만큼을 더해 산정했기 때문이다. 또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도 192명이 사망한 대형참사였지만 기관사는 5년형의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사상 미성년자의 나이가 14세이고 현행법상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 가석방 될 수 있는 점, 평균수명과 무기징역과의 균형 등을 고려해 경합법의 유기 상한을 100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다중인명피해범죄와 다른 범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우에는 인명피해범죄의 형을 우선 산정하고, 가장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는 형에 2분의 1을 가중한 형량을 비교해 더 무거운 형으로 처벌하게 된다.
다중인명피해 범죄가 최대 100년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됨에 따라 법률상 감경 및 가석방 요건 등도 강화된다. 현행 가석방 규정에 따르면 100년형을 선고받은 경우라도 약 33년 후에는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무기징역은 40년, 유기징역은 3분의 1이 지난 후 가석방 될 수 있다.
이번 특례법은 세월호 침몰 사고 등 법 제정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법률안은 오는 5일 입법예고되며 국회 심의 등을 거쳐 공표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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