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총파업 이어 MBC 노조도 행동에 나설 듯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KBS가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와 동시에 MBC 또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고 있다. MBC 노동조합은 29일 "진정 파국을 바라는가? 징계시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사측의 막장 인사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MBC 노조는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MBC 노조는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수준으로 전락한 MBC의 현실을 두고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절규하는 조합원들을 향해 (사측은) 참담한 징계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 사측은 권성민 PD와 신지영 기자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권 PD에게는 중징계를 예고하는 '대기발령'이 내려졌다. MBC 사측은 권 PD에 대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하고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신 기자에 대해서는 '출고되지 않은 기사를 회사 내 다른 부서원들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상 비밀 준수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앞서 권 피디는 지난 17일 '엠병신 PD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말 수치스러운 뉴스가 계속 나가고 있다. 결정권을 쥔 이들은 모든 비판으로부터 두 귀를 틀어막은 채 자화자찬하기에 바쁘다"며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보도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떠들었다"고 MBC 사측의 보도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신지영 기자는 지난 7일 세월호 유족들을 폄훼한 리포트가 방송되기 전에 기사를 먼저 보고 동료들과 함께 '이런 리포트가 나가도 되는 건지'라는 의견을 물었다.
MBC 노조는 "권 PD가 한 일이 무엇인가? 인터넷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MBC의 보도행태를 사과하고 MBC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것"이라며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을 보듬어주지는 못할망정 '조급증을 부려 잠수사를 죽음으로 내몰고, 애국구호를 외치지 않는다'고 몰아세웠던 그 폭력적 보도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경영진은 사과한 적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측이 사과도 자성도 반성도 없이 징계 칼날부터 꺼내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MBC 노조는 "경영진은 지금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있다"며 "공영방송 MBC에서 마땅히 지켜져야 할 공정과 자율의 민주적 가치를 조롱하고 짓밟고 있고 이제 인내심도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측의 비상식적인 징계가 계속된다면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고 상황에 따라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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