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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정몽준의 재발견 '세심'이와 '소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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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D-7 서울 빅매치 후보 최종분석

1박2일 동행한 정몽준 스케줄


◆ 심장병 어린이 돕기 줄넘기 대회 찾아 초등생과 대결

"아저씨 누군지 알아? 피파 부회장 했던 아저씨야. 지금은 서울시장 후보야."


체육관 바닥에 앉아있던 너뎃살의 아이들이 호기심에 찬 눈으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를 올려다봤다. "피파를 아느냐"고 묻는 정 후보를 향해 한 남자아이는 "축구연맹" 이라고 크게 대답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깜짝 놀라며 "똑똑하네"라고 아이를 칭찬했다.

48시간 정몽준의 재발견 '세심'이와 '소탈'이 25일 오전 11:00~11:50 줄넘기 대회가 열리는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연습 중이던 어린이 선수들과 줄넘기 대결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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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맞은 주말인 지난 25일, 정 후보는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얼굴을 비췄다. 경쟁 후보인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오전 8시부터 일찌감치 거리 유세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었다. 정 후보는 며칠 전부터 목이 잠겨 연신 기침을 해댄 터라 빡빡한 일정에 몸살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다행히 정 후보는 평소보다 더 활기를 띤 얼굴로 밝은 노랑색 셔츠, 남색 면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걸어왔다. 그의 옆에는 부인 김영명씨도 함께였다. 부부의 옷깃에는 나란히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김씨는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는 내내 연신 활짝 웃으며 주변 사람에게 정 후보의 명함을 나눠줬다.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는 '2014 심장병 어린이 돕기 대한민국 줄넘기 한마당'이 열려 4~5세의 유아부터 10대 청소년까지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정 후보의 인사말도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정 후보는 "친구들 반가워요. 줄넘기 재밌어요?"라며 나긋나긋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정 후보는 이어 "줄넘기를 하면 몸이 튼튼해지고 공부도 더 잘하게 된다"면서 "여러분도 줄넘기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했다.


짧은 연설을 마치고 체육관을 나서던 정 후보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통로 쪽에 앉아있던 세 여학생이 가지고 있던 줄넘기를 본 것이다. 그는 훌렁 재킷을 벗어던지더니 두 손에 줄넘기를 부여잡고 한 발을 걸어 팽팽하게 줄을 당겼다. 정 후보의 돌발 행동에 놀란 주변에서 "줄이 좀 짧지 않냐"는 농담이 나왔다. 정 후보는 "짧은 건 괜찮은데 좀 가볍네"라며 체육관 밖 공터로 나가 초등학생 여럿 사이에 섞여 서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 후보가 몇 차례 뜀박질을 하니 근처에 있던 한 남자아이가 경쟁이라도 붙은 듯 손을 교차해가며 줄넘기 묘기를 선보였다. 금세 숨이 차오른 정 후보는 앞머리를 마구 휘날리며 뛰다가 얼마 못 가 결국 줄에 걸렸고, 옆의 아이는 "내가 이겼다"며 좋아했다. 정 후보는 주변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현장을 떴다.


◆ 시립 산후조리시설은 몇 개 있나요


"거기 선글라스 끼신 분, 반가워요."


이미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수십 명의 지지자 사이에 둘러싸였음에도 정 후보는 무심히 지나쳐가는 한 사람까지 굳이 불러 인사를 건네려 애썼다. 서울에서 유동 인구가 많기로 손에 꼽힌다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 도착한 정 후보는 마이크를 집어 들고 "광진의 형님들, 누님, 동생들 반갑다"며 인사했다. 정 후보가 한참 연설을 이어가던 중 한 중년 남성이 열 살 남짓의 여자아이를 들어올려 정 후보 곁에 세웠다. 아이가 멀뚱멀뚱 쳐다보자 정 후보는 "이렇게 해봐"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자신의 기호인 '1번'을 내세우는 포즈다. 아이가 엄지를 치켜들자 순식간에 기자들의 카메라가 움직였고 좌중엔 웃음이 터졌다.


이어 정 후보가 도착한 곳은 송파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였다. 산모와 신생아가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 조심스러웠는지 정 후보는 "그 분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건 아닌가"라며 관계자에게 물은 뒤 건물 안으로 발을 들였다. 평소 여성 관련 정책에 유독 관심이 많다는 정 후보는 시설 관계자에게 "아이를 낳고 난 후 병원과 산후조리 시설에 얼마나 머무르냐" "신청 후 대기일 수는 며칠이냐" "산모와 아기가 함께 지낼 수 있냐" "사립 산후조리 시설은 몇 개냐" "비용은 얼마냐" 등을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다. 신생아들이 최대 30명까지 같은 공간을 사용한다는 설명을 들은 정 후보는 "어린 아이들이 단체로 많이 있는 것은 건강이 우려된다"면서 "내가 (시장이 된다면) 15명씩 두 개로 나눠서 운영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약속했다.


◆ 내가 시장되면 잠실에 돔구장 짓겠습니다


48시간 정몽준의 재발견 '세심'이와 '소탈'이 26일 오후 15:10~15:30 잠실야구장 관련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정몽준 새누리당 시장후보가 관중과 인사하고 있다.

"와아~" 수만 명이 내지르는 커다란 함성소리가 지척에서 들렸다. 서울의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찾아봤을 잠실야구장이다. 이날 정 후보의 공식 일정이 마무리되는 장소이기도 했다. 장내에서는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정 후보는 곧장 옷깃을 가다듬고 기자들 앞에 섰다. 정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연신 "오늘 야구팬의 귀가 번쩍 뜨일 공약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부풀려놓은 상황이었다.


"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비가 지금보다 훨씬 많이 와도 야구를 할 수 있는 돔 구장을 이 자리에 건설하겠다." 정 후보가 자신있게 입을 뗐다. 4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4만명 규모의 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참이었다. 돔구장 공약을 발표하기에 적절한 날씨였다. 이 자리에는 정 후보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김인식 감독도 함께 했다.


정 후보는 숨돌릴 틈도 없이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다음날 예정된 상대후보와의 TV토론 준비에 바쁠 것이라는 관계자의 귀띔이 있었다. 급히 현장을 뜨는 정 후보를 향해 누군가 '어떤 구단을 좋아하느냐'고 다급히 물었고 정 후보는 특유의 넉살을 드러내며 "한화도 좋아하고 두산도 좋아한다"며 웃음지었다. 야구장을 빠져나오다 노점상 할머니를 발견하고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땅콩 두 봉지를 사든 후 옆에 있던 기자를 쳐다보며 "땅콩 한움큼 주고 싶은데 선거법에 걸려서 안돼"라며 농담도 건넸다.


◆청년 일자리 박람회 들어서자마자 사인공세


"서울시장 후보래. 나도 30년 지나면 서울시장 할 거야."


다음날인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박람회'에 들어서던 정 후보는 한 여학생의 당찬 목소리에 큰 웃음을 터뜨렸다. 여학생은 부끄럽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학생이 "영광이에요"라며 수줍게 전하자 정 의원은 학생의 어깨를 부여잡고 "30년 후에 보자"며 다정히 말을 건넸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유독 10대 학생들의 사인, 사진촬영 요청이 이어졌다. 자신의 7선 국회의원 경력의 절반쯤 되는 나이를 가진 아이들 속에서 정 후보는 어색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48시간 정몽준의 재발견 '세심'이와 '소탈'이 26일 오후 13:00~13:30 서울 남산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춘계 걷기대회에 참석해 눈을 가리고 시각장애 체험을 하고 있다.

다음 일정은 시각장애인 체험이었다. 운동화를 신은 정 후보의 발끝이 방향을 찾느라 분주했다.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정 후보는 까만 안대를 차고 오른 손으로 막대기를 짚었다. 왼손으로는 옆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이날 '시각장애인 걷기대회'를 찾은 정 후보에게 시각 장애인 몇 명은 "안마 좀 살려줘요"라며 호소했다. 정 후보가 "말 좀 들어보자. 무엇이 힘드시냐"면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이내 '2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현장의 요청에 정 후보는 곧장 "친구들한테 다 부탁해서 한 500개는 충분히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남산 길을 따라 내려가는 도중, 한 오토바이 배달부와 관리인의 시비가 붙었다. 정 후보는 다소 놀라면서도 "왜 또 화를 내느냐"며 침착하게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정 후보의 주말 유세는 국회에서 보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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