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기씨 "진정성 있는 협상 위해 노조 설립 허용해야" 주장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28일 백혈병 관련 협상을 재개하는 가운데 반올림측이 삼성전자에 '노조 설립'을 주장하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리는 양측의 대화에 앞서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씨는 "이날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나오는 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황씨는 "나흘 뒤인 6월1일이면 (황유미씨의) 산업재해 신청을 한 지 7년"이라며 "최근 정부, 법원에서 산재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삼성도 더 이상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백혈병 문제와 함께 노동조합 설립 문제도 함께 해결할 것을 삼성전자측에 요구했다.
황씨는 "딸이 삼성 공장에서 일할 때 노조가 없어 백혈병에 걸린 이유도 알 수 없었다"며 "삼성이 한쪽에서는 (백혈병 관련) 교섭을 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등을 탄압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며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반올림과 삼성의 교섭이 성실하고 투명하게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양측의 협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이달초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약속하면서 5개월만에 재개된다. 이날 협상에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등, 반올림 측에서는 황상기(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아버지)씨와 이종란 노무사 등이 참석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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