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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이 "SOS"…불 붙은 '홈런 朴'의 대포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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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이 "SOS"…불 붙은 '홈런 朴'의 대포 행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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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또 한 번 전광판을 맞혔다. 프로야구 넥센의 박병호(28)에게 목동 홈구장 외야 펜스는 멀지 않았다. 그는 20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송창현(25)을 상대로 시즌 15·16호 홈런을 쳐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2회말 첫 타석 홈런은 좌중간 담장 밖으로 125m를 날아갔고,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친 타구는 전광판 정면 상단을 맞고 한화 중견수 펠릭스 피에(29) 옆에 떨어졌다. 비거리 135m. 경기를 중계하던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44)은 "허허허"라는 웃음으로 감탄을 대신했다. 전광판을 맞은 홈런은 지난 8일 NC와의 목동 홈경기 뒤 두 번째다. 당시 박병호는 1회초 첫 타석에서 NC 선발 에릭 해커(30)의 시속 143㎞ 직구를 받아쳐 전광판 윗부분에 떨어지는 140m짜리 홈런을 때렸다.


서른여덟 경기 만에 홈런 열여섯 개를 쳤다. 경기당 0.42개. 5월 들어 열네 경기에서 열 개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이승엽(38·삼성)이 1999년과 2003년 5월에 달성한 월간 최다홈런(15개) 기록에도 다가서고 있다. 이달에만 열 경기가 더 남았다. 지금 추세라면 128경기를 한 뒤에는 53~54개까지 칠 수 있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 이후 11년 만에 50홈런을 친 선수가 된다.

올 시즌 박병호의 홈런이 무서운 이유는 이른 시점에 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병호는 홈런 서른일곱 개를 쳐 홈런왕에 올랐다. 개막 뒤 서른여덟 경기까지 기록한 홈런은 아홉 개였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올 시즌 흐름이 두 배 가량 빠르다. 더구나 올해 박병호가 홈런을 친 열네 경기에서 넥센은 9승 5패(승률 0.642)를 기록했다. 그의 홈런이 팀 승리로 직결된 경우가 많았다.


전광판이 "SOS"…불 붙은 '홈런 朴'의 대포 행진 박병호[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타구의 거리다. 120m 이상 날아간 대형홈런이 많다. 125m짜리 여섯 개, 115m 네 개, 130m 두 개, 110·120·135·140m가 각각 한 개씩이다. 홈런 열여섯 개 중 열한 개가 120m 이상 날아갔다. 비교적 작은 목동구장에서 전체 홈런 중 열 개를 쳤지만 비거리를 감안할 때 경기장 덕을 본 홈런은 많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비거리가 는 비결은 하체와 팔목의 근력을 중심으로 한 빠른 배트스피드다. 박병호는 "시즌 전부터 근력과 하복부 운동을 많이 해 배트스피드와 허리 회전력이 좋아졌다"며 "타석에 여유를 갖고 들어가다 보니 좋은 타구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관건은 지금의 흐름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박병호는 타석에 설 때 홈런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자신의 타격 밸런스를 유지하고, 불필요하게 스윙의 궤적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로지 투수와의 볼카운트 싸움과 자신의 스윙을 지키는 데 집중한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의도적으로 공을 많이 보며 볼넷을 골라 출루한다. 올 시즌 얻은 볼넷은 서른네 개로 리그 단독 1위다. 20일 경기 뒤에는 "지난 주말부터 타격감이 안 좋아 걱정했는데 오늘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 출루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석에서 홈런을 생각하는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져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타가 많이 나오는 건 기분 좋은 일이고 내가 더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홈런 레이스에 동참할 경쟁구도 조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는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다섯 개까지 벌린 상태다. 호르헤 칸투(32)와 홍성흔(38·이상 두산), 나성범(25·NC)이 열한 개로 뒤를 따른다. 박병호는 2012년(31개)과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3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한다. 한국 프로야구 32년간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장종훈 한화 타격코치(46·1990∼1992년)와 이승엽(2001∼2003년) 둘 뿐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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