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와 건물주간 유착고리 끊는다며 민간업체가 점검토록 한 현행법때문에 더 큰 문제 초래
[수원=이영규 기자]경기지역 민간 소방점검업체들의 엉터리 점검이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특별감찰기간 연장을 지시했다. 또 점검 대상도 1000여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도는 애초 16일 끝낼 예정이던 민간 소방점검업체에 대한 '특별감찰'을 다음달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감찰인력도 2개반 16명에서 4개반 35명으로 늘렸다. 점검 대상도 복합건축물 등 화재취약 핵심시설 1000여곳으로 확대했다.
도 감사반 관계자는 "1주일 동안 소방관리업체가 점검을 완료한 5000㎡ 이상 소방점검대상물 75개소를 대상으로 다시 조사한 결과 스프링 쿨러, 화재감지시스템 등 기본 적인 경보시스템 조차 작동하지 않은 곳이 11곳이나 됐다"며 "소방관리업체의 점검이 대부분 부실한 것으로 확인돼 감사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수원시 A병원은 소방자동화설비 컨트롤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지만 작동되는 것으로 민간 소방점검업체는 표시했다.
양주시 B공장은 이산화탄소 자동소화설비가 오작동 되자 안전밸브를 폐쇄하고 소방서에는 정상으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들 11개 업체에 대해 행정 조치했다.
이외에도 ▲방화문을 열어 두는 행위 ▲비상유도등 고장 방치 ▲비상계단 적치물 방치 행위 등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69곳에 대해 현장 조치했다.
현행법은 5000㎡이상 일반 건축물과 2000㎡이상 다중복합시설 등에 대한 소방점검은 민간 소방점검업체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소방공무원과 해당 건물주들 간 유착고리를 끊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민간 소방점검업체들이 건물주로부터 돈을 받고 점검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갑'(건물주)과 '을'(민간 소방점검업체)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제대로 된 점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건물주로부터 돈을 받고 소방점검을 해 주는 민간 소방점검업체가 자유롭게 (건물주에게 소방시설 문제점을)지적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며 "이러다보니 부실점검이 많은 거 같다"고 말했다.
도는 오는 20일부터 진행되는 2차 특별감사에서 다중이용ㆍ의료ㆍ숙박시설, 복합건축물 등 화재취약 핵심시설 1000여곳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소방안전시설 점검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도는 제도개선 방안이 마련되면, 정부에 강력 건의하기로 했다.
도는 아울러 부실 점검의 원인이 '소피아'(소방공무원이 퇴직 후 민간업체로 내려가 재취업하거나 창업)에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퇴직 후 민간업체를 창업했거나 재취업한 전직소방공무원의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부실점검이 상당했다"면서 "전직 소방관의 재취업에 대해서도 정밀점검해 부실점검과 연관관계가 있는지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34개 소방서는 민간업체를 설립하거나 재취업한 전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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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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