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패널 탑재…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 짝퉁'으로 불리는 중국 샤오미가 60만원대 초고해상도(UHD) TV를 출시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49인치 UHD TV 'MI TV 2'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자사 첫 TV 제품을 선보인 지 8개월만이다.
샤오미 UHD TV는 3999위안(약 66만원)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보급형 50인치 UHD TV 가격(249만원)의 4분의1 수준이다.
제품 경쟁력도 높였다. 이 제품은 대형 LCD 패널 1위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하고, 독자 개발한 UI 'MIUI TV 스킨'도 적용했다.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제품을 발표하며 UHD TV 시장 공략의 의지와 자신감을 나타냈다.
샤오미의 UHD TV 출시에 국내 제조사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UH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2%, LG전자는 1.6%의 점유율로 각각 6, 9위에 그쳤다. 이 가운데 샤오미가 60만원대 제품을 들고 나오면서 국내 제조사의 점유율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투자를 보류하고 UHD TV에 주력하고 있어 샤오미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통한 '저가',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TV 시장에서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이 전략이 먹혀 들지도 주목된다.
샤오미는 지금까지 최신 하드웨어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10만원대에 내놨다. 다른 저가 제조사들과는 달리 레이 쥔 CEO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입히는 것도 특징이다. 검은 티셔츠,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 올라 제품을 발표하는 레이 쥔 CEO의 모습이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며 현지 소비자들은 '중국의 애플' 샤오미에 열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1%로 3위를 기록해 삼성전자(18%), 레노버(12%)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스마트폰에서 TV까지 종합 전자회사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주요 전자업체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