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준 무시한 화물 고박, 세월호 복원력 상실로 전복 가속화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 세월호는 왜 빠른 속도로 침몰했을까. 사고 초기만 해도 암초 충돌설, 무리한 변침설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됐다.
검찰은 복원성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화물을 부실하게 고박한 것이 급속한 전복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월호는 해운법 제21조에 근거한 운항관리규정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포클레인 등 중장비의 경우 라싱기어(쇠사슬) 10가닥을 설치해 고정해야 하는데 세월호는 4가닥을 설치해 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세월호 출항 전 화물 고박을 담당했던 항운노조 직원 등의 진술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용차는 4가닥의 라싱밴드(나일론)를 설치해 고정해야 하지만, 2가닥의 라싱밴드를 설치하는데 그쳤다. 또 화물차는 4가닥의 라싱기어(쇠사슬)를 설치해야 하지만 2가닥만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컨테이너 적재를 위해 사용해야 할 트위스트락, X자 라싱바, 버클 등은 모두 사용하지 않았으며 2층의 컨테이너는 고정장치 대신 로프를 활용해 둘러서 묶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했을 때 고박이 제대로 돼 있지 않던 컨테이너 등의 화물들이 경사를 따라 좌현으로 이동했고, 경사각도가 증가하면서 세월호 복원력이 상실돼 전복이 가속화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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