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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과 법리 고심한 檢, ‘이준석 살인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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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사, 기관장 등 4명 살인죄 적용…최고형 겨냥한 선택, 법원 혐의입증 과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고심 끝에 ‘이준석 살인죄’ 적용을 선택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5일 세월호 침몰의 책임을 물어 이준석(69) 선장과 1등 항해사 강모(42)씨, 2등 항해사 김모(47)씨, 기관장 박모(54)씨 등 4명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선박직 승무원 15명 중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는 유기치사와 과실선박매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일괄 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광주지방법원이 담당하기로 했다. 당초 광주지법 목포지원에 기소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장소 협소 등의 이유로 대안이 마련됐다.

검찰은 마지막까지 적용 법리를 놓고 고심을 이어갔다. 법정 최고형을 받게 해야 한다는 여론의 분노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법을 다루는 전문가가 여론에 눈을 돌릴 때 뒤따를 부담을 검찰이 모를 리 없다.


여론과 법리 고심한 檢, ‘이준석 살인죄’ 왜? ▲이준석 선장(사진:YTN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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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과 법리 사이에서 고심한 검찰의 선택은 살인죄 적용이다.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는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행위를 말한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특정인이 목숨을 잃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고의로 방치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범죄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며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


검찰의 고민도 이 부분이다. 여론은 이미 결과를 정해놓았다. 배를 버리고 도망갔던 이탈리아 선장에게 이탈리아 검찰이 2697년형을 구형한 것처럼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적용 혐의를 입증해야 할 검찰은 명백한 증거 없이 ‘강수’만 두기는 어렵다.


검찰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부작위 살인죄’ 적용을 선택하면서 유죄 입증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여론재판에 휩쓸린 선택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검찰이 살인죄 적용을 선택한 것은 세월호 침몰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300명 이상이 숨을 거두거나 실종된 이번 사건의 엄중함 때문이다. 검찰은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승무원들이 ‘나홀로 탈출’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승객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여론과 법리 고심한 檢, ‘이준석 살인죄’ 왜?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조리원들을 그냥 보고 자신들만 빠져나온 점이나 방송을 통해 단원고 학생 등에게 “가만히 있으라”면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유도한 행위 등을 종합하면 자신들만 살겠다는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살인죄 혐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선장과 기관장, 항해사 등이 고의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을 둘러싼 논란은 이제 법정으로 번지게 됐다. 검찰과 변호인 측의 법리 공방,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앞으로 여론의 관심을 모으는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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