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 적자행진…공모주 펀드, 평균수익률 0.98% 기록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30대 중반에 접어든 홍은성씨는 요즘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결혼 밑천을 불리기 위해서다. 특히 작년 말부터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상한가로 치닫자 그는 직접 공모주 투자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상장 후 하루나 이틀 만에 빼도 2~3배 뛸 것이라고 예상하고 결혼자금 7000만원을 털어 오이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 그러나 청약 경쟁률은 예상보다 치열했고 그는 7000만원을 투자하고도 주식을 10여주 밖에 받지 못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상한가를 쳤지만 그는 주식을 적게 들고 있었던 탓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BGF리테일 등 ‘대어(大魚)’급 기업의 상장으로 공모주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큰 이득을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이에 따라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대안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 채권 비중이 높은 혼합형 펀드다. 공모주가 있을 때 이를 배정받아 펀드에 편입한 후 상장하면 매도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공모주 펀드는 총 41개로, 연초 이후 수익률을 단순평균하면 0.94%다. 최근 증시가 환율 이슈 등으로 출렁이면서 국내주식형펀드가 연초 후 -2.8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개별 펀드로 보면 연초 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펀드는 ‘IBK공모주채움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으로 2.83%를 기록했다. 2012년 10월 설정된 이 펀드는 엑세스바이오와 기가레인, 현대공업, 알티캐스트, 인터파크INT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엑세스바이오가 작년 말부터 세계적인 바이오주 열풍 속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익률 개선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다음으로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트러스톤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W클래스’로 연초 후 2.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작년 10월 설정됐는데 엔브이에이치코리아와 내츄럴엔도텍, 인터파크INT, 엑세스바이오 등을 담았다. 이들 종목이 대부분 상장 직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린 덕에 우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또 ‘하이공모주플러스1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C2’와 ‘메리츠세이프밸런스증권투자신탁 2[채권혼합]’이 1.59%의 성과를 냈고 ‘유진챔피언공모주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Class I(1.27%)’ ‘흥국멀티플레이30공모주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C-i(1.24%)’ ‘KTB밸런스3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1.23%)’이 뒤를 이었다.
자금도 많이 유입됐다. 올 들어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공모주 펀드는 ‘하이공모주플러스1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으로 연초 후 384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IBK공모주채움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에 246억원이, ‘트러스톤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운용)’에 63억원이 들어왔다. 전체 37개 공모주 펀드에는 34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 들어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형펀드에서 1조8755억원, 해외주식형펀드에서 7319억원이 각각 빠져나간 것과 비교할 때 확연하게 다른 흐름이다.
진성남 하이자산운용 이사는 “올해 공모주들이 상장 후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BGF리테일과 삼성SDS 등 대어 입성이 예고돼 있어 공모주 펀드가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특히 전문운용역이 우량 공모주를 찾아 가격도 유리하게 편입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투자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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