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상황실, 해경에 의전 관련 일로 수차례 전화해 구조 활동 방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세월호 침몰 당시 소방방재청이 구조보다 고위 공직자들 의전을 먼저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119상황실과 해양경찰청 사이의 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진 의원실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소방방재청 119 상황실 팀장은 세월호 침몰 중인 시점인 지난달 16일 10시34분에 "보건복지부랑 중앙부처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가잖아요. 팽목항으로 일단 중앙부처 온다는데 어떻게 하죠?"라고 문의했다. 당시 해경은 "높으신 분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우린 한사람이라도 구조하는게 우선 아닙니까"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119상황실은 목포 해경보다 상위 부서인 서해지방경찰청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 중앙부처의 공무원들이 팽목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구조자들을 사고 지역 인근 섬이 아닌 팽목항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해지방경찰청애서는 "지금 배는 침몰했어요. 구조하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가까운 섬에 내려놓고 구조하러 가야하니까 일단 나중에 전화하면 안 될까요"라며 구조가 우선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후에도 119상황실은 "모든 소방방재청, 보건복지부라든지 모든 내려오시는 분들이 모두 다 팽목항으로 되어 있는데 서거차도에서 환자를 싣고 어디로 나올 것이며 방법이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예요"라며 구조한 사람들을 소방과 복지부 공무원들 있는 곳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이같은 119상황실과 해경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119 상황실은 전남 소방본부장의 진두지휘로 구조, 구급 소방 응급차들을 대동해 구조자들을 이송하는 모습을 기자들 앞에서 연출하려고 결국 1분 1초가 시급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해경의 구조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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