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고부가 금융 관련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금융 인프라와 관련된 사업들은 고부가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중화인민은행으로부터 인증을 받고, 중국의 대중교통카드에 쓰이는 '스마트카드 IC(집적회로)'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카드 IC'란 신용카드, 유심(USIM), 전자여권 등에 사용되는 칩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본 NEC, 독일 인피니언 등이 주요 경쟁업체다.
삼성전자가 특히 스마트카드 IC 시장, 그 중에서도 은행카드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스마트카드 IC 중에서도 금융분야 칩의 부가가치가 더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유심 분야에서는 2006년부터 수량 기준으로 꾸준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23%에 달한다.
하지만 신용카드 칩 등을 모두 포함하면 경쟁 업체에 점유율과 매출이 밀린다.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경쟁업체들이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중국시장 진출을 계기로 고부가 가치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는 이미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이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카드를 소지하지 않고 있는 국민들이 많아 향후 카드 발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최근 은행들이 대대적으로 마그네틱 카드에서 IC카드로 교체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ABI)에 따르면 현재 약 5억3000만개의 IC 은행 카드가 중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올해 약 4억개 이상의 신규 IC 은행 카드가 유통될 전망이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갖다대기만 하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칩,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에다 카드 단말기를 부착하는 모바일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모바일 POS 구축이나 뱅킹(Banking) 시스템 등은 삼성전자가 최근 추구하고 있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수원에 오픈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도 모바일POS와 금융 분야를 신사업 중 하나로 전시해 뒀다.
모바일 POS는 가맹점 주인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만 소지하고 있어도, 손님이 건네 주는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해 쉽고 편리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결제기능 외에도 재고관리, 고객 관리, 디지털 브로셔 등으로도 쉽게 활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금융 분야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P, CMOS, 파운드리(위탁생산) 등을 주로 전담해왔던 삼성전자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도 적극 손을 뻗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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