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호텔 빙수는 '金水'…1년새 23% 인상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임혜선 기자]#직장인 김태영(31)씨는 여자친구와 모처럼 호텔 라운지를 찾았다가 빙수(氷水)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먹을만한 빙수 가격이 4만원 안팎으로 둘이 먹을 경우 10만원에 가까워 왠만한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스테이크 가격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자친구의 기분을 망치지 않기 위해 태연한 척 값을 지불했지만 한동안 쓰린 속을 달래야했다.
여름철 별미 '빙수' 가격이 또 올랐다. 매년 두자릿 수 이상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음에도 판매업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빙수의 주재료인 과일과 팥 등 원재료 가격이 전년보다 내려갔는데도 빙수 가격은 올라 가격 거품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급호텔에서 판매되는 빙수 가격이 4만원을 넘어섰고, 커피 프랜차이즈전문점은 1만원에 육박했다. 특급호텔 빙수의 경우 왠만한 패밀리레스토랑 한끼 식사값을 웃도는 것이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1일부터 1층 더 라이브러리에ㅅ 판매하는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기존 3만9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7.7% 인상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1층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망고빙수 가격을 2만6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23.1% 올렸다. 블루베리 딸기 빙수와 팥빙수 가격도 2만6000원에서 3만원으로 각각 15.4% 인상했다.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과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빙수 가격도 뛰었다. 탐앤탐스는 망고빙수 가격을 8000원에서 9500원으로 18.8% 인상했고, 팥빙수 가격도 7000원에서 8500원으로 21.4% 올렸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밀탑빙수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 이상 가격이 뛰었다.
판매업체들은 저마다 양질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호텔 관계자는 "빙수의 얼음을 우유얼음으로 바꾸는 등 빙수의 질을 개선하다보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빙수의 주재료인 팥 1kg 도매 가격은 12일 기준 5775원으로 전년(1만1450원)보다 절반 가량 떨어졌다. 망고 역시 국내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내림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수입망고 5kg 가격은 4만1471원으로 전년보다 9% 내렸다. 호텔에서 사용하는 망고가 수입산이 아닌 국산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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