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구조 낸드플래시 대응 나서,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양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3년간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에 나선다. 도시바는 지난 2012년 낸드플래시 가격이 폭락하자 감산까지 나선 바 있지만 2년만에 전략을 바꿔 삼성전자에 뒤처진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12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있는 욧카이치 공장에 3년간 7천억엔(한화 약 7조419억원)의 설비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설비투자는 도시바와 제휴한 미국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와 반씩 부담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 1위는 삼성전자로 시장점유율 37.5%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바는 32.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까닭은 차세대 데이터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자기 하드디스크 대신 사용하는 SSD는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르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었다.
SSD 시장 1위는 삼성전자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부터 컨트롤러, 소프트웨어 등 SSD 관련 기술들을 수직계열화 하며 제품의 성능이나 기술면에서 차별화 하고 있다. 최근에는 3차원 구조의 V낸드 개발과 양산을 시작했고 중국 시안 공장에서 V낸드 양산을 시작하며 SSD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상황이 이정도 되자 지난 2012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치킨게임을 벌이다가 먼저 손을 들고 감산을 선언한 도시바가 SSD와 V낸드를 통해 설욕에 나선 것이다.
도시바는 최근 수년동안 SSD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올해 초 SSD 업체 OCZ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미국 업체 샌디스크와 협력해 15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한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바 있다.
도시바는 당초 욧카이치 공장에 4000억엔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했지만 SSD 시장을 고려해 V낸드 대응을 위해 투자 금액을 2배 가까이 늘렸다. 도시바는 기존 건물의 설비도 모두 교체해 삼성전자에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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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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