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5일 109억달러 부채중 90% 탕감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러시아로부터 부채의 대부분을 탕감받은 북한이 새로운 융자를 러시아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알렉산더 보론쵸프 동양학연구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 노스’에 기고한 '러·북 협력 새로운 단계인가'라는 글에서,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일행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만났지만 북한측이 옛 소련 시절의 구태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보론초프 소장은 이어 북한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부채를 탕감 받은 이후 새로 융자를 요청했으며 러시아산 제품의 가격을 내려주고 북한 수출품에 대한 품질심사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루트녜프 부총리 일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는데 1985년 이후 북한을 방분한 최고위급 정부 인사다.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에 앞서 러시아측은 북한의 대러 부채 탕감 절차를 밟았다. 러시아 하원은 지난 2월 정부가 제출한 북한의 부채 탕감 협정 비준 법안을 승인했으며 상원도 지난달 말 이를 통과시켰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5일 협정에 서명해 북한이 러시아에 진 약 109억 달러 규모의 채무 중 90%를 탕감하고 남은 10억 달러는 20년에 걸쳐 분할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대표단은 옛 소련 시절의 북·러 협력 방식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으며, 이제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북한측에 설명했다고 보론쵸프 소장은 전했다.
그는 새로운 북·러 협력 원칙과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다음 달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6차 정부간 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위원회는 경제,교역,과학 등 양국간 협력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지난 달 30일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와 로두철 북한 내부총리가 만나 무역, 경제, 과학기술 협력을 목표로 정기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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