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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해운, 정부 돈 '수혈'보다 자구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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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계기로 살펴본 해운업 지원 실태
업계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
단순 지원보단 체질개선·경쟁력 제고 필요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근 해운사들이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현대상선에 긴급 자금 2000억원을 지원하는가 하면 업계 1위 한진해운은 부진한 업황을 견뎌내지 못하고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은 맞은 국내 굴지의 해운업체들이 겪고 있는 뼈아픈 현실이다.

그동안 해운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지속돼 왔음에도 이같은 결과를 맞게 되자 업계에서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배를 사는데 돈을 빌려주는 선박금융과 업황이 경색됐을 때 이뤄지는 구조조정 지원만으로 경쟁력을 되살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정부 지원은 어땠나=정부는 구조조정이라는 채찍과 자금지원이라는 당근을 통해 침체된 국내 해운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해운산업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했다. 신용위험 평가 실시를 통해 구조조정이나 선박매입 등 지원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였다. 국내 해운업계의 배들이 외국에 헐값으로 팔리는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정부주도로 선박매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해운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국내 선사들의 도산 도미노를 방지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선박금융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선박금융이란 해운사의 선박 도입 시 신용과 재무상황에 의존해 대출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기업금융과 달리 선박의 자산가치와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그간 국내 대부분의 선박금융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조달돼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역시 2008년 이후 해운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선박펀드를 내놨고 정책금융공사도 추가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밖에 정책금융공사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 해운사에 올해 1억 달러 규모를 지원하고 수출입은행은 6000억원 가량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정부는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좌초되면서 그 대안으로 부산에 해운보증기금과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정부지원 미미" 아우성=그러나 여전히 해운업계는 지원 규모가 미미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해운업체 175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절반 가량이 해운업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원리금 상환과 선박담보대출비율(LTV) 적용기간을 유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선박매입과 대출상환 보증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35%에 달했다. 유동성을 보강하고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해운ㆍ조선산업 경쟁관계인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으로 자국 선박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들은 자국 해운사에 대해 강력한 지원과 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선박금융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덴마크와 싱가포르 역시 자국 해운사에 각각 5800억원,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는 중국 대비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출금 회수와 자산건전성 우려 등의 문제로 적극적 지원에도 난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채비율이나 회수 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무턱 대고 장기 저리로 돈을 빌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제 1금융권에서조차 지원을 기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산업에 대한 특혜 시비와 사실상 국민 세금과 마찬가지인 만큼 되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침몰 계기'…여객선 지원에도 눈 돌려야=정부의 해운업 지원은 대부분 물류해운쪽에 초점을 뒀던 것이 사실이다. 해운업을 산업의 시각으로만 본 탓이다. 이 때문에 여객선은 대부분은 해외의 중고품을 수입해 운항하거나 선령이 20년을 넘는 등 안전에 취약한 선박이 많았다. 이번 세월호 침몰 역시 안전보다는 돈을 쫓은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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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해상 여객운송 지원에도 정부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내 여객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선박 현대화와 안전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후 선박 교체를 위해 정부가 선박 건조비를 일정 비율로 분담해 배를 건조하거나 구입하는 선박공유제도도 검토 중이다.


*용어설명
◆선박금융=해운사가 선박 도입시 선박의 자산 가치와 선박 운용으로 발생하는 현금을 상환 재원으로 별도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을 말한다. 채무자의 신용과 일반자산에 의존하여 대출하는 기업금융과는 달리, 선박금융은 특정 선박을 운용하여 발생하는 수익(용선료)을 재원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는 금융 구조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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