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과세서 제외, 양도소득세만 부과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강남 슈퍼리치들이 해외주식 직접투자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처음에는 뮤추얼펀드나 간접투자 형태로 해외주식 시장을 두드렸는데, 점차 익숙해지면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주식 직접 투자금액은 17억600만달러(1조7742억원)로 전년동기대비 36.15% 증가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세금이 골칫거리인 이들에게는 해외주식 투자가 제격일 수 밖에 없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면 이자소득세(15.4%) 대신 양도소득세(22%)를 내야 한다. 얼핏 보면 세금이 높아 보이지만 슈퍼리치들 입장은 다르다. 양도세 22%에 대해 분리과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봉 2억원에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넘는 사람이 미국 주식형펀드에 투자해 1000만원을 벌었다면 매매차익에 붙는 154만원(배당소득세 15.4%) 외에 418만원(종합과세 41.8%)을 추가로 내야 한다.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해 같은 금액을 벌었을 땐 220만원(양도세 22%)만 내면 된다.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해외 펀드보다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대안투자부 이사는 "미국은 한국과 조세협약을 맺고 있어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은 국내와 같이 적용되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세금에 민감한 슈퍼리치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리치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해외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각 증권사에는 직접투자에 대한 방법을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
해외 특정기업에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상품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종목, 중국 본토 지수 등 여러 종목이 포함돼 있는 지수를 종목처럼 선택해 투자한다. 해외기업 한 곳에 투자하기보다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ETF는 개별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변동성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장기투자에도 유리하다"면서 "일반투자자들은 여러 종목에 분산돼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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