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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 복병'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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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하반기 실시될 유로존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가 2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이날 공개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현재 유럽연합(EU)이 예상하고 있는 경제 전망치가 그대로 유지되는 '기본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와 현재 예상과 달리 EU 경제가 2년 연속 침체에 빠지는 '역 시나리오(adverse scenario)'다. 역 시나리오는 2016년 EU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현재 예상보다 7%포인트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EU 경제 2년연속 침체 상황 가정= 기본 시나리오는 EU가 지난 2월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대로 EU 경제가 올해 1.5%, 내년 2.0% 성장하고 2016년에도 1.8% 추가 성장한다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EU 실업률은 2016년 10.1%까지 하락한다.


반면 역 시나리오 상에서는 EU GDP가 올해 0.7%, 내년 1.5% 감소한 후 2016년에는 간신히 성장세를 회복한다는 상황을 가정했다.

역 시나리오 상황이 전개될 경우 2016년까지 3년간 EU 전체적으로 주가가 19.2%,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4.7%, 주택 가격이 21.2% 감소할 것으로 ECB는 예상했다. 또 헝가리 포린트화와 폴란드 즐로티화 가치가 2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 금리는 평균적으로 올해 약 1.5%포인트, 2015년과 2016년에는 1.1%포인트가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별로 나눌 경우 그리스 국채 금리가 3년간 최대 3.80%포인트, 독일 국채 금리가 최대 1.3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ECB는 내다봤다.


기본 시나리오 상에서는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 대비 8%의 자본을, 역행 시나리오 상에서는 5.5%의 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유럽은행 감독 기능까지 맡게 된 ECB는 앞서 유럽 은행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했던 EBA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자금 확충= ECB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내달 말 시작돼 오는 10월 말에 그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ECB는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가 확정되면 은행들은 6~9개월 안에 해당 자금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번에 공개된 스트레스 테스트의 시나리오가 이전에 실시됐던 것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고 평했다. ECB도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가 유럽 은행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EBA가 2011년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의 경우 시나리오 기준이 터무니없이 낙관적이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당시 EBA는 2011년 GDP가 불과 0.4% 감소하고 2012년 0% 성장을 기록한다는 상황을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실제 EU 경제가 2012년에 0.4% 위축돼 EBA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엉터리였다는 빈축을 샀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유로존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상황을 왜 시나리오에 포함시키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또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이 한층 강화됐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실시했던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만 비교하면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케언 캐피털의 반 데어 비어 선임 애널리스트는 "역 시나리오 상에서 확보해야 할 자본 비율 5.5%가 너무 낮다"고 꼬집었다.


◆英 독자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한편 이날 ECB가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를 공개한 직후 영국 중앙은행(BOE)은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BOE는 ECB와 별도로 자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BOE는 상대적으로 ECB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ECB는 역 시나리오 상에서 영국의 주택 가격이 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BOE는 35% 하락하는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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