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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프로 감독의 아마추어식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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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프로 감독의 아마추어식 사퇴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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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45ㆍ프로야구 LG)의 사퇴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의아한 점이 많았고, 의혹 제기도 끊이지 않았다. 김 감독의 사퇴 배경에 대해 프런트와의 갈등, 특정 선수와의 불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난무했다. LG 팬들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기 위한 자진사퇴'라는 결론을 확인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사퇴를 둘러싼 의혹은 김 감독이 지난 23일 삼성과 LG의 대구구장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LG 구단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고 했다. 감독의 결장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최하위였고, 최근 열 경기 성적은 1승 9패였다.


결국 LG 구단은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취재기자단에 "22일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이 백순길 단장을 만나 사퇴의사를 전했다. 경기가 진행 중이니 끝나면 보도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LG 팬들의 입장에서 볼 때 구단의 태도는 말끔하지 못했다. 감독의 사퇴를 다루는 모습이 전문집단답지 못했다. 구단의 입장이 분명하지 않았고, 팬들의 궁금증도 풀어 주지 않았다. '개인 사정'이라는 구실은 미봉책도 되지 못했다. 정말 개인 사정이라면 그 내용 무엇이고, 언제 복귀하는지 설명이 있어야 했다.


물론 개막 뒤 열일곱 경기 만에 감독이 사퇴하는 상황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구단에서 감독 인사는 감출 일도, 감춰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프로 스포츠는 팬 없이 존재할 수 없다. 팬들을 대하는 솔직한 태도가 우선이고, 그들의 의문에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 감독의 사퇴와 선임도 마찬가지다. 감독 주변에는 늘 이슈가 있고 뉴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루머와 의혹은 구단의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LG 구단은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기본'에 소홀했다. 야구계에서는 LG 구단의 특징을 흔히 '프런트 중심주의'라고 일컫는다. 이번 일로 명성에 흠이 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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